자유토론 방식 ‘신년 기자회견’ ‘3무 수보회의’ ‘맥주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예고됐던 대로 자유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정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완전히 바뀐 형식으로 꾸며졌다. 보수 야당에선 문 대통령의 ‘격식 파괴’ 행보를 “박 전 대통령과 반대로만 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아냥댔다.

문 대통령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신년사를 읽어 내려간 후 질문하려는 기자들을 문 대통령이 직접 지명해 어떤 형식에 구애 받지 않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질문·답변을 이어갔다.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과는 달랐다. 당시에는 지난 정부와 비슷하게 정치·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중앙지 기자 몇 명, 지방지 기자 몇 명을 정한 뒤 질문 요지를 미리 정리하고 우선 순위를 주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신년 기자회견은 방식을 달리했다. 기자들이 문 대통령의 간택(?)을 받기 위해 준비해 간 인형이나 글귀가 적힌 종이를 흔드는 등 자유로운 형식을 취했다.

이와 관련,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충청권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정부보다 훨씬 많은 250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하는 관계로 3분의 2는 기존 방식(질문 요지를 미리 정하는 방식)으로 하고 3분의 1만 자유로운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자유로운 방식을 택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충남 아산을)은 “각본 없는 기자회견에는 대통령의 대(對)국민, 대언론 소통 의지가 잘 반영돼 있다”고 높게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그간의 격식을 파괴하는 행보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들과 흰 와이셔츠 차림으로 경내를 활보하는 모습을 화면으로 연출하는가 하면 대통령이 주재하는 수석보좌관회의(수보회의)에서 받아쓰기나 정해진 결론, 서열이 없는 이른바 ‘3무 회의’를 진행, 대면보고를 극단적으로 기피하다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 박 전 대통령과 대비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국내 굴지의 그룹 총수들과의 격식 파괴로 설명되는 ‘맥주 간담회’를 진행, 기존 엄숙한 분위기의 총수들과의 간담회와 격을 달리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런 격식 파괴 행보에 대해 보수 야당에선 “보여주기만 하는 알맹이 없는 자화자찬”이란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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