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자 적폐청산위원장, 대전시당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서구을, 재선)이 6·13 대전시장 선거 불출마를 공식 선언, 여권의 시장 후보 공천 판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관련 기사 - 박범계, 왜 대전시장 불출마?]

집권여당 시장 후보군 중 중앙무대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박 의원의 퇴장으로 그와 함께 민주당 시장 후보 ‘빅3’로 언급돼 온 이상민 의원(유성을, 4선)과 지난해 말 3선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한 후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한 결단을 앞둔 허태정 유성구청장의 행보에 일단 이목이 쏠린다.

20대 총선에서 3선 대전시교육감을 지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김신호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4선 고지에 오른 이 의원은 사실상 시장 출마 의지를 굳히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불출마가 여소야대 구도 속 국회 의석 한 석이 아쉬운 여당 내 ‘현직 의원의 지방선거 차출 불가론’을 확산시킬 수 있고, 상대적으로 이 의원의 당내 기반이 취약한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재선 기초단체장인 허 청장은 시장직이나 국회의원직에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는 ‘꽃놀이패’를 쥔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고, 현직 의원들이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전개될 경우 현실성 있고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계과의 권력 암투(?)에서 밀린 친안(친안희정)계의 위축, 최근 불거진 유성구 아파트 분양 불법자금 조성 검찰 수사 등 민선 5·6기 구정과 연계된 악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에선 박병석 의원(서구갑, 5선)의 움직임을 눈여겨봐야 한다. 몇 차례 “국회의장에 뜻이 있고 시장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불출마 의사를 표명한 박 의원은 직접 ‘선수’로 나서지 않더라도 지역 좌장으로서 시장 후보 공천에 중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맞물려 장종태 서구청장의 몸값이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고, 지난해 11월 14일 권선택 전 시장 낙마 이후 시정을 비교적 원활하게 이끌고 있는 이재관 시장 권한대행도 여권의 새로운 카드로 부상할 수 있다는 설이 정가에 나돌아 주목된다.

아울러 소위 ‘훈수정치’, ‘광팔기 정치’를 할 소지가 있는 ‘염심’(염홍철 전 시장의 의중)과 조심스럽게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모색하며 수렴청정(垂簾聽政)에 나설 수 있는 ‘권심’(권선택 전 시장의 의중)의 향배도 여권의 시장 후보 공천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지목되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