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관섭 배재대 비서팀장/ 전 대전일보 기자

 

최근 두 가지 사안에 대한 신문기사를 읽고 이런 저런 상념이 머릿속을 채워 마음까지 싱숭생숭하다. 먼저 온 국민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인 암호화폐(가상화폐) 때문이다. 이 화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고 받아드릴 것인가에 대해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어서다.

유시민 작가는 며칠 전 신문과 방송에서 17세기 튤립 버블과 노무현 정권시절의 바다이야기에 비유하면서 가상화폐란 “인간의 어리석음을 이용해 누군가가 장난쳐서 돈을 빼앗아 먹는 과정인데 고등학생까지 이 투기광풍에 뛰어들었다”며 “정부가 나서 광풍을 잠재우고 차단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이론을 처음으로 구현한 디지털 콘텐트로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가장 중요한 플랫폼인데, 암호화폐의 부작용 때문에 교각살우의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금 한국이 미국·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암호화폐 거래시장이 된 만큼 블록체인 플랫폼의 주도권을 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도 유시민 작가의 견해에 대해 반박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 논쟁에 불을 붙였고, 정치인들도 잇달아 의견을 제시하면서 그 열기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두 번째는 신년을 맞아 인공지능(AI)시대의 교육과 대학, 직업에 대해 예측하고 진단하는 심층취재 기사를 접하면서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이 앞서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학에 몸담고 있는 입장도 있겠지만 올해 공교롭게 딸과 아들을 대학원과 대학에 보내는 상황이기에 더욱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들어 가장 주목받는 대학 중 하나가 미네르바스쿨이다. 이 대학의 학생들은 특정한 캠퍼스가 아니라 세계 7개국에 있는 기숙사를 돌아다니면서 현장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중심으로 공부한다. 이 대학 켄 로스 아시아총괄 디렉터는 “100명 이상의 학생을 한 강의실에 밀어 넣고 주입식으로 강의하고 있는 기존의 대학이 학생을 망치고 있다”고 일갈한다. 즉, 10년, 20년 후 어떤 기술이 중요할지 예측할 수 없고, 모든 지식을 섭렵해도 익힐 수 없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과거 방식으로 지식을 주입함에 따라 학생들의 응용력과 창의력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다.

어떻게 보면 암호화폐와 대학교육은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둘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돼 미래사회를 지탱하는 든든한 지주가 될 수도 있다는 예단을 갖는다면 무리일까? 필자는 암호화폐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가 향후 금융선진국이자 블록체인 플랫폼 주도국으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예측에 동의한다. 또 대학교육도 교육자의 기득권 유지에서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팀 프로젝트 기반의 컨테스트 교육과 무크 기반의 콘텐츠 교육을 잘 융합하면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며 대학교육 시스템 혁신을 요구한다. 이렇게 한다면 분명 대학은 4차 산업혁명의 지원지가 되고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