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슈 브리핑’은 한 주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인지,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1월 3주차 브리핑>

네이버 추천수 조작 장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dnzODJQBqCA

수상한 네이버 vs 억울한 네이버 ... 네이버 “진실 밝혀달라” 수사 의뢰

-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뉴스 댓글 및 추천수 조작 의혹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가 이례적으로 경찰에 직접 의혹 규명을 촉구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게시글을 통해 “포털사이트, 특히 ‘네이버’안의 기사에 달린 댓글중 상당수가 조작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너무나 많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그 근거로 “기사가 작성되자마자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고, 몇분 지나지도 않아 추천수가 상당히 많이 올라가서 그 기사를 접하는 사람에게 최상위로 노출된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그 배경으로 “매크로 및 프로그램 등으로 추정되는 비정상적인 댓글 및 추천 현상, 그리고 네이버 내부의 도움이 있다고 의심된다”고 지목하고 “반드시 네이버에 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유튜브 동영상 한 편이 링크돼 있었는데 ‘네이버 추천 올라가는 속도’라는 제목의 이 영상에는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수가 1초에 수십 건씩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이 청원글은 올라온 지 이틀 만인 20일 현재 1만 6500여 명의 국민들이 동참할 정도로 큰 지지를 받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의혹 제기에 가세했다. 추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네이버 댓글은 인신공격, 욕설, 혐오의 난장판이 됐다”며 “묵인과 방조도 공범이다.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포행위에 대한 삭제 조치, 사회를 좀먹는 악성 댓글에 대한 관리 강화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 네이버에 대한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10∼11월 삭제한 연관 검색어에 ‘국정농단 사건’ 관련 키워드가 상당수 포함됐다는 것이 지난 8일 들통나는 등 여론 조작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해 10월에는 네이버 고위 관계자가 한국프로축구연맹 팀장의 부탁을 받고 기사순위를 조작한 것이 밝혀져 큰 파문이 일기도 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검색어 조회 수와 블로그 방문자 수를 늘려 검색어 순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들이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외부세력에 의한 조작에도 취약한 환경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 네이버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네이버는 의혹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자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명확한 의혹 해소를 위해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사와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19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로 어떤 특정 집단이 댓글을 조작하기 위해 매크로 및 프로그램을 사용했다면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진상을 밝혀 네이버가 이 같은 의혹을 더 이상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수사 의뢰 배경을 설명했다.

- 결백을 주장하는 네이버의 입장과 달리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대체로 냉소적이다. 네티즌들은 “증거 조작, 폐기 완료 했으니 수사 받겠다고 하는거 아님? (수험의제왕)”, “자수가 아니라 수사의뢰? (미스터피)”, “보니까 추천 올라가는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긴 하던데. (귀찮다고)”, “추천수가 그렇게 1초에 여러개씩 올라가는데 그거 안찍었으면 얼마나 발뺌했을까... (lIIIllIlIl)”, “네이버는 기사배치나 검색어 삭제, 댓글작업하기 편한 환경 제공에 대한 혐의가 있는거지 댓글자체를 작업하는건 외부니까. 즉 혐의를 축소해서 선의의 신고자로서 빠져나가려는 수법. (hopen)”, “경찰보다 서비스 하고 있는 자기네들이 더 잘 알텐데... 쇼를 하는 건가 (한가한 지니)”,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올라가고 여론이 너무 안좋고 요새 너무 심한게 지들 눈에도 보이니까 아닌척 모르는척 선수치는 듯 (다스는눅우꺼)”, “몇년전부터 댓글 의혹 나왔는데 이제서야? 진짜 뭐 있나보네요 (구구절절콘)”, “고깃집에서 용량 속인다고 고객 컴플레인 들어오니 경찰한테 조사해달라고 하는 꼴. 니들이 그냥 재어보면 정량인지 아닌지 알 수 있잖아. (안잘리는닉네)” 등등 댓글마다 네이버에 대한 불신이 넘쳐 흘렀다.

- 한편 네이버는 뉴스 배치의 공정성 강화를 위해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네이버뉴스 기사배열 공론화 포럼’을 발족했다. 줄곧 제기돼 온 기사배열을 둘러싼 이슈와 우려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건강한 해법을 찾기 일환 일환이며, 그 외에도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대표이사 직속의 '운영혁신프로젝트'를 신설하고 뉴스배열혁신TF, 뉴스알고리듬혁신TF, 실시간급상승검색어혁신TF를 산하에 구성하는 등 공정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포털사이트로 거듭나게 될지, 아니면 보여주기식 말잔치로 끝나게 될지,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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