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철 박사(배재대학교 산학사업·창업·LINC+ 팀장)

 

대학은 한때 진리의 상아탑(象牙塔)이자, 학문의 전당이라 불리며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좋은 직장, 좋은 배우자를 담보하는 터전으로 인식돼 개인의 학문적인 역량과는 관계없이 대학을 진학했다. 가정의 경제력이 이를 감당할 수 있으면 별반 문제가 없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우골탑(牛骨塔), 즉 ‘소의 뼈로 쌓은 탑’이란 말까지 생겨났을까.

하지만 그 당시 대학을 졸업하면 직업을 갖기에 수월했고 취업 후에도 ‘학연’이란 이름으로 맡은 바 직무를 감당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개인차는 있지만 배우자와의 결혼을 통해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 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 고전적(古典的)인 표현을 빌려보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과정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다르다.

지난해 군대를 제대하고 복학하는 두 아들이 머지 않은 미래에 갖게 될 일자리문제는 아버지인 나에게 누구보다 절실하게 다가온다. 물론 본인들은 더욱 많은 고민을 하며 불면의 밤을 보내겠지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삶의 기반이 되고, 자신의 위치를 잡는 취업에 대한 해법을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찾기를 권면한다. 전공을 기반으로 한 취업이면 가장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文)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 ‘죄상(商)합니다(죄송합니다. 상경대도)’와 같은 이공계 우대현상은 우리교육의 현실을 시사(示唆)한다. 취업(就業)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직업을 잡아 직장에 나아감’ 영어로는 ‘get a job’, ‘find a position’이라고 한다. 취업을 한다는 것은 본인이 있어야 할 자리를 잡는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요즘은 자리를 잡는 일이 쉽지 않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에 대한 개연성의 실타래를 풀어가다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관계성, 산업간 구조적인 역학관계, 구인·구직자 간의 미스매치 문제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이다.

문재인정부의 경제패러다임인 ‘사람중심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지난해 1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혁신성장 전략회의’에서 교육부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갖춘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인재성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람중심투자를 강조하고 인재성장지원을 위해 창의·융합교육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 시대에 걸맞은 인재상으로는 가수 싸이, 이연복 셰프,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소개했는데 싸이의 창의성과 도전정신, 이 셰프의 기술과 지식, 김 의장의 협력·상생 정신 등을 구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우리의 자녀들이 펼쳐나가야 하는 세상을 더욱 아름답고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 주는 것. 도전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뤄낸 성취에 대해선 뜨거운 찬사를 보내주는 것. 실패와 좌절을 당했을 때는 위로해주고 일으켜 세워주고 토닥거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 이와 같은 많은 노력들이 조화롭게 시너지를 이룰 때 청년일자리는 희망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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