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청 앞 1호 광장 인도를 점거한 천막농성장은 하루 빨리 자진철거 하는 게 최선이다.

영판 볼썽도 사납고 불법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 50여일 째다. 이제는 자진철거 할 때가 됐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산시 자원회수시설의 입지를 양대동으로 확정 고시한 ‘서산시를 박살내자’ 천막에는 이렇게 써 놨다. 선정적이고 섬뜩한 구호다.

그 앞을 지나다니는 어린이들의 교육상도 좋지 않고 미관상도 좋지 않다.
또 서산에 처음 온 외지인은 천막농성장 구호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서산으로 귀촌하려던 한 도시민은 이런 모습을 보고 계획을 바꿔 다른 지역으로 갔다는 입소문도 나돌고 있다.

자진철거 해야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산은 전국에서 경제적으로 뜨는 도시 6곳 중의 하나로 선정된 곳이다.

국제여객선도 취항하고 민항 비행장도 건설되는 등 국제도시로 도약하고 있어 전 국민의 시선이 서산을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서산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화나는 일이다.

환경파괴시설을 반대하는 건 그들의 자유다.
그러나 정의사회나 민주사회는 불법행위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도 알았으면 좋겠다.

현재 그들이 소각장과 산폐장의 환경오염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서울 한복판과 인근 아산지역에는 수년전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이 설치돼 현재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

많은 서산 시민들은 그동안 이러한 시설에 견학을 다니며 많은 걸 보고 듣고 배웠다.
연기가 나오는 소각장 굴뚝 꼭대기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도 봤다.

아산 지역 주민들은 시설을 확장해서 소각장을 더 지으라고 요구한다는 시설 관계자의 설명도 들었다.

그곳의 주민들은 시설도 안전하게 운영되지만 각종 혜택이 많기 때문에 증설을 요구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렇다면 환경오염을 빙자한 양대동 자원회수시설 반대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들은 대부분 양대동 주민들도 아니다.

지곡면 오토밸리 산폐장 백지화와 대산공단 대기오염 문제까지 함께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오스카빌 아파트 주민발로 시작된 산폐장 반대운동은 백지화 할 수 없다는 걸 다 알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등은 적법한 의무시설이어서 막을 방법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지난해 10월 충남도청에서 정무부지사와 면담을 갖고 허가 내 준 기관에서 이를 취소하고 백지화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문제를 청와대에도 건의했지만 결과는 수용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여기 저기 찾아다니며 망신살만 당한 꼴이 됐다.

급기야 그들은 서산시장이 나서 달라며 연일 시청 앞에서 확성기를 틀어대고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땡강도 부렸다. 심지어는 심야 휴대폰 문지폭탄도 보내고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시장을 압박, 괴롭혔다.

여기에 산폐장 반대위원장은 천막농성장에서 단식투쟁을 벌이다 병원에 실려 가는 일도 일어났다.

지난 9개월 동안 이를 지켜본 이완섭 시장은 매일 울화통만 터트렸다고 한다.
법적 의무시설을 시장이 앞장서 반대하라니 얼마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을까.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가관인 것은 지역 정치인들이 소모적인 주민 갈등을 부추기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천막농성장을 방문한 한 정치인은 기념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린 경우도 있다. 기자도 봤다.
또 ‘시장이 나서면 해결할 수 있다’고 주민을 부추긴 정치인도 있었다.

이들은 주민 갈등을 부추겨 6·13 지방선거 호재로 이용해 보자는 심산이지만 자충수가 될 확률이 높다.

다행인 점은 성일종 국회의원은 지난해 말 사업자가 조건부 허가사항을 위반한 점을 확인해 충남도에 행정처분을 요청한 점이다.

사업자가 산업단지 내에서 발생한 산업폐기물만 매립하도록 한 허가조건을 위반해 영업구역을 인접지역까지로 확대해 영업허가를 받은 점은 행정처분대상이라는 해석이다.

이로 인해 전국산업폐기물을 반입한다고 주장해 온 산폐장 반대운동은 상당부분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그렇다면 서산시 이미지에 먹칠하고 있는 천막농성장은 이제 자진철거 하는 게 맞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말처럼 그들도 ‘민주시민이 머문 자리는 아름답다’는 말을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기창 기자 kcyoon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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