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슈 브리핑’은 한 주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인지,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1월 4주차 브리핑>

27일 오후 국과수, 경찰, 소방 등 합동 감식반이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 화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잇단 화재참사가 문재인 탓? 역풍 맞는 보수야당

-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친 기억이 선명한 가운데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이번에는 밀양의 한 병원건물에 불이 나 37명이 숨지고 151명이 부상을 당하는 참사가 다시 한번 발생했다. 26일 오전 7시 32분 밀양시 가곡동에 위치한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유독가스가 퍼지며 188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이번 사고는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일어난 대형 화재 가운데 사상자 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많았던 데다 대부분 고령이어서 피해규모가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

- 온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준 이 비극적인 참사 앞에 정부는 사고 발생 직후 김부겸 행자부장관을 비롯, 행정안전부, 소방청, 복지부, 경찰청, 국토부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지원단을 현장에 급파하는 등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야당 일부는 잇단 화재참사에 대한 ‘정부 책임론’을 거론하며 대대적인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화재참사에 대해)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스스로 답해야 한다”면서 “이 정권은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데도 누구 한 명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고 비난을 가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방 행정의 기본도 갖추지 못한 아마추어 정권이 사고만 나면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고, 눈물 쇼만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면서 정치적인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판에 가세했다. 특히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밀양 화재 참사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고 청와대 내각이 총사퇴해야 한다.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하면 정부가 아니다”고 말했다가 시민들이 “지금 불난 집에 와 그런 말을 하느냐. 정치하러 왔느냐”는 항의에 놀라 서둘러 자리를 뜨는 일도 있었다.

- 정부 책임론을 통해 최근 두드러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 기름을 부으려는 게 목적이었다면 실패로 보인다. 기대했을 여론의 호응은커녕 ‘이 와중에 정치질이냐’는 비난은 물론, 지역 화재관리의 책임이 있는 광역단체장 직을 내던진 홍준표 대표(전 경남지사)에 대한 비난까지 역풍이 일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히 그러한 반응이 여실하다. 오늘의 유머, 딴지일보, 루리웹, MLB파크, 클리앙 등 진보성향 커뮤니티에는 특히 자유한국당의 태도에 대한 비난이 넘쳐났다.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경남도지사 (홍준표 사퇴로) 공석, 밀양시장 자유한국당, 밀양 지역구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밀양 지역구 경남도의원 2명 모두 자유한국당, 밀양 시의원 14명 중 12명 자유한국당. 자, 책임을 물어보자! (쩜상99)”, “스프링클러 없는 건물 허가 - 2007년 경남도지사 한나라당 김태호, 소방점검 자체점검으로 규제 푼 시기 – 이명박, 2018년 소방 예산 증대 반대 – 자유한국당,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반대 – 자유한국당. 이것도 잊으면 섭섭 (ㅇㅇㅁㅁㅡ)”, “소방관이 국가직 아니고 지방직이니까 지방관료와 의원들이 책임지면 되겠네 (godfather)”, “도지사 찾을 것도 없음. 우리나라를 재난에 취약하게 만든 것은 이명박근혜의 규제 완화 정책 때문임. -화재 취약한 외장재 사용에 필로티구조, 스프링클러 미설치, 수차례 무단증축도- 필로티 구조와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사용률 높인 것은 이명박 악행. 더욱이 소방관 증원을 반대했던 자한당. (4035836072)”, “이것들은 일식 일어났다고 사람을 제물로 바치던 구석기시대 사고방식을 못 벗어났어 (나두선생)”, “자기들은 제물될 일이 없거든 (penpals)”, “세월호로 사람들이 박근혜 욕하니깐 이번에도 그럴 거라 생각하는 듯... 세월호 때 박근혜는 제 할 일 안 하고 7시간 동안 잠수타서 그런 건데... (랜디오텅)”, “잠수탄 정도면 양반. 작정하고 방해했죠. (아룬드리안)”, “불난 집에 부채질 - 불난 집에 정치질 ㅋㅋ (초엽기)”, “이번 정부가 미래에 일어날 사건사고를 미리 예측하는 무언갈 발명 못하는 한 文정부 끝날 때까지 까대겠지 (킬링머신)” 등등 댓글마다 비판과 냉소가 넘쳐났다.

- 한편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4만 3000여 건의 화재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한 연도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기인 2009년(4만 7318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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