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과목 문제 일부가 대형 사설학원 교재와 거의 똑같았던 것으로 확인되자 학부모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격분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를 상대로 단체 소송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 상임대표 최미숙)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공정한 교육을 강조한 교육부와 평가원이 스스로 공정성을 깡그리 무시한 처사를 결코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성기선 평가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이른 시일 안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학사모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에 포항에서 지진으로 수능 역사상 처음으로 수능시험이 연기되더니 이제는 수능 영어시험 문제와 입시전문 A학원의 모의고사 출제문제가 유사한 심각한 수능 출제오류를 일으켰다”며 “출제오류가 발생한 사례는 이전에도 무수히 많았지만, 이번에 수능 영어시험이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치러졌다는 점에서 수능 영어시험 출제오류는 더욱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수능문제 오류가 없다고 발표를 하였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수능 출제오류는 거의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특정입시전문학원의 기출문제와 동일한 수능문제가 출제됐다. 이는 최근 새롭게 등장한 정부의 무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며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또 “수능은 기본적으로 기존 출제문제나 교과서 또는 사설 모의고사 등 모든 문제집에서 출제되지 않은 것을 출제하는 것이 기본원칙으로, 만약 특정입시학원의 기출문제가 실제 수능문제로 출제가 된다면 입시학원에서 해당 기출문제를 먼저 접한 학생들만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능출제오류로 고통받은 학생들과 학부모의 기나긴 소송전쟁을 기억해야 한다. 문제오류는 수능 관계기관이 잘못했는데, 실제 모든 부담이나 정신적인 고통은 학생과 학부모가 감당해야 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 이번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도 불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은 끝으로 “수능의 공정성을 훼손하며 특정입시학원의 학생들에게 특혜를 준 이번 영어시험 문제 출제오류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이 점수 1,2점에 대학입학의 희비가 갈리는데 1문제도 아니고 4문제가 기출문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은 수능 역대 처음 있는 일이다. 정부는 모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서울=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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