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대전글꽃초 교사

 

“선생님, 합격했어요!” 아침부터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온다.
궁금해도 차마 먼저 연락 못하고 기다리던 중, 연속 세 건의 합격 소식이 들려왔다. 작년, 재작년 함께 수업을 고민하고, 교사의 길을 준비했던 교육실습생들의 임용고시 합격 소식이었다.

대전, 세종, 경기 등 지원 지역은 다르지만 임용고시가 ‘임용절벽’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낸 요즘, 선생님들의 합격 소식이 더욱 반갑게 들려왔다. 한 달간의 실습기간이 참 도움이 됐노라고, 격려와 칭찬에 힘입어 자신 있게 임했더니 수업 시연 만점을 받았다는 고마운 소리에, 비록 인사치레 말일지라도 교사로서의 존재감과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 시인의 표현처럼 누군가와 서로 관계를 맺고, 협력하면서 살아간다는 것, 그 관계를 위해 더 애쓰고 노력해야 함이 당연하듯이, 교육실습생과 만남에서 나는 더욱 신중하려 한다. 매해 3번의 실습을 맞이할 때마다 이 시의 엄숙한 진술을 떠올리며, ‘어마어마한 일’임을 다시 다짐한다. 필요와 목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린 요즘, 실습 기간 동안의 가르침을 넘어 그들의 일생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픈 바램과 노력으로 그들과 함께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자리에서 동행(同行)하고자 애쓰는 편이다.

이들의 합격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일도 잠시, 교사가 된다는 설레는 꿈으로 가득한 그들의 마음에 불안이란 이름의 ‘현실’이 자리 잡기 시작한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요?’, ‘발령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합격한 선생님들에게 질문은 끝이 없다. 임용고시를 합격한다는 것은 선생님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선생님이 되고자 했을 때 '직업안정성' 때문에 결정하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여러 경우에는 '선생님'보다는 '안정적인 교육공무원'이 되고 싶어 하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교육대학 입학, 임용고시 패스, 어려운 관문들을 거치며 교사가 된 후배들에게 난 그들의 꿈에 대해 다시 묻고 싶다.

존 맥스웰(John C. Maxwell)은 ‘Put Your Dream to the Test’란 책에서 꿈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내어 놓는다. ‘이 꿈이 정말 나의 꿈인가, 이 꿈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을 갖고 있는가, 꿈을 향해 일하는 것이 만족감을 주는가, 내 꿈은 타인에게 이로운 것인가…’ 등 이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답해보길 권한다. 처음부터 완전하게 답할 수는 없겠지만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이 질문을 던진다. 어려운 교육 현실에서 모든 도전을 이길 수 있는 투철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스스로 점검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매일매일 성장하는 교학상장의 동료가 된 것을 축하하며, 참 아름답고 의미 있는 직업인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를 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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