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1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산, 태안은 불법선거지역 오명을 어떻게 씻나가 관건이다.

이 지역은 과거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돼 직위를 상실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주민들은 공명선거로 불법선거지역 오명을 씻자는 분위기를 확산시켰지만 정작 후보자와 측근, 지지자 등은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심산으로 흑색선전, 금품제공 등 불법행위로 조사받으며 흙탕물을 또 튀겼다.

여기에 모 지역지는 10%대 지지율을 얻고 있던 후보를 갑자기 30%가 넘는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보도해 선관위의 조사를 받은 사례도 있다.

이외에도 기초의원이 설 명절 선물을 돌린 경우 등 지역 정치인들의 불법행위는 계속 이어져 왔다.

문제는 벌써부터 과거와 같은 네거티브, 흑색선전이 지역사회에 만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원인은 기존 정치인들이 다시 출마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은 지역의 미래비전을 담은 공약을 내놓고 유권자의 검증을 받아야 하는데, 상대방의 공약이나 만지작거리며 이를 반대하는 걸 명분으로 삼고 있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선거는 국민의 의사가 자유롭게 반영돼 그 결과에 대해 누구든지 인정할 수 있도록 깨끗한 공명선거가 치러져야 한다는 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메니페스토 운동 역시 유권자가 공약을 잘 살펴서 투표 할 때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도록 하자는 취지의 운동이다.

공약이 얼마나 구체적인가(Specific), 측정하고 검증 할 수 있는가(Measurable), 정말로 달성이 가능한가(Achievalbe), 지역의 특성과 연계되고 타당성은 있는가(Relevant), 추진 일정은 명시돼 있는가(Timetable) 등 다섯 가지 요소는 유권자가 검증해야 할 필수사항이다.

그런데도 유권자들에게 미래 비전이 담긴 공약을 내놓지 않는 정치인은 반성해야 한다.
군자는 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했다.

덕이 큰 사람은 술수를 쓰지 않고 정도를 걷는다는 의미인데 원칙대로 처신한다는 뜻이다.

고려 말 충신 포은 정몽주는 이방원이 보낸 자객이 선죽교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눈치 챈 누군가가 ‘큰 길로 가면 위험하니 샛길로 돌아가는 게 좋을 듯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 때 포은은 “군자는 대로행이니 내 어찌 목숨이 두려워 큰길을 피할까 보냐?”라고 반문하며, 그대로 가다가 결국 죽음을 맞았다는 고사가 전해지고 있다.

서산·태안지역 정치인들은 정몽주가 남긴 처신의 교훈을 거울 삼아 공인으로서 정도를 지켜야 한다는 점 명심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군자는 대로행(君子大路行) 이 말을 가슴에 담고 술수보다는 원칙대로 실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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