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대한효충의연합회고문

 

지금부터 2600여 년 전 고대 인도는 16개의 대국과 여러 연맹 부족으로 이뤄져 있었다. 그 중 마가다 나라의 아자타삿투 임금이 밧지 연맹 국가에 보물과 재화가 많다는 정보를 듣고 그것을 빼앗기 위한 전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참모를 보내 고타마 붓다에게 승리 가능성에 대한 예언(점괘)을 물어보게 했다. 그때 고타마 붓다가 전쟁할 상대국(밧지 연맹국) 형편을 점검하는 7개의 질문을 던졌다. 

①그 나라 사람들이 자주 회의를 열어 회의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참여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②그 나라 사람들은 상·하 사람들이 화목하게 지내며 함께 국정을 운영[協治]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③그 나라 사람들은 정해진 법률과 규칙을 엄중히 여기며 함부로 고치지 않는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④그 나라 사람들은 부모님께 효도하고, 스승과 원로들을 존경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⑤그 나라 사람들 중 여인들은 행실이 정숙하고 남성들은 강압하는 일이 없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⑥그 나라 사람들은 종묘(宗廟/국가적 차원의 제사) 사직을 받들고 조상숭배에 충실하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⑦그 나라 사람들은 도덕을 숭상하고 종교와 교육계 지도자(수행자)들이 찾아오면 존경하고 후히 대접한다는데 그게 사실인가?  

이에 ‘그러하다’라고 알려주자, 상하가 이같이 화목하고 사회 법도와 질서가 바로 서서 사필귀정과 신상필벌이 시행되는 나라는 강성대국임에 틀림없다. 절대로 쳐서 이길 수 없다고 일러줬다. 결국 무모한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시기에 고타마 붓다의 지혜로운 자문으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지속됐다. 국가기관이나 정당들이 올바른 뜻을 자유롭게 논의하고 국민 상호 간에 존경과 사랑에 의한 법과 제도가 엄정하며 사회 각계각층의 지혜와 지성을 갖춘 원로들이 존경받고 국가 윤리와 경로효친이 실현되며 공직자의 선공후사(先公後私)가 분명하고 명예와 권력과 재물을 독점하지 않는다면 어떤 외세나 적국의 도전에도 넉넉히 이길 수 있다는 국가 윤리·사회정의를 강조한 것이다.  

힘이 아니라 도(道)가 있어야 한다. 공자의 윤리[仁] 위에 맹자의 왕도(王道) 정치가 구현된다면 좋겠다. 불교의 자비와 생명 존중, 유교의 인·의·예·지(仁·義·禮·智)란 4가지(싸가지)가 믿음(信)으로 수렴되고, 기독교의 믿음(信), 소망(望), 사랑(愛)에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웃관(눅 10:30-37)과 ‘다른 사람이 너희에게 해 줬으면 하는 대로 너희도 다른 사람에게 해 주어라.(Ask yourself what you want people to do for you./마 7:12-黃金律)'라는 교훈을 지킨다면 국가의 기초(國基)는 튼튼히 확립될 것이다. 순간적인 인기도 좋고 충격요법도 좋지만 국가살림이 단기적 인기 정책으로 해결될 수는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공개하고 나도 고생할 테니 당신도 함께 고생하자고 요청해야 정직한 것이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겠지만 곶감으로 1년 내내 주식을 삼을 순 없다. 단기처방(凍足放尿)으로 가서는 안 된다. 장기 로드맵을 제시하고 중기·단기로 나눠 단계별 대안과 정책을 제시하고 동참을 요청해야 한다. ‘소경 제 닭 잡아먹기’식 눈속임이 있어서도 안 된다. 나라살림은 누가 해도 ‘마술게임’처럼 될 수가 없다. 무엇이나 주문만 외우면 해결되는 도깨비 방망이는 없다. 그런데 ‘만능 키’가 있는 것처럼 속이면 안 된다. 링컨의 조언을 참고하기 바란다. ‘많은 사람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 있고, 소수의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지난해 7월 26일 대한 효충의(孝忠義)연합회가 창단 1주년을 맞아 이상도(李相道) 총재의 취임을 맞았다. 부모 공경(孝), 나라 사랑(忠) 어른 존중(義)을 실천 표어로 제시했다. '人人人人(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 노릇 해야 사람이다)'를 생각해 보자. 5000년 역사와 문화 민족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내세우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추고 세계로 나아가자는 국민운동의 하나이다. 확고한 국가관과 상호 예의를 갖추는 사회기풍을 다듬어 가기 위해 자원봉사로 국민교육에 앞장서는 단체이다. 조선 시대에도 강조했던 '가전충효·세수인경(家傳忠孝·世守仁敬)'을 다시 한 번 실천하자는 외침이다. 우리 모두 이 운동을 내 가정, 내 직장, 내 지역으로 확산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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