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충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수현(54) 전 청와대 대변인이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들추고 싶지 않은 ‘과거’에 대해 언급했다.

박 전 대변인은 5일 민선 7기 도백(道伯)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보수 진영 정치인들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행적이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상황과 관련, “새천년민주당에도 몸담았고, 열린우리당 충남도당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던 과거도 있는데 왜 그 이전의 일로 공격을 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1980년대 제5공화국의 언론통폐합 작업을 주도했던 민주자유당 이상재 전 의원(공주, 14대 국회), JP(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이끌던 자유민주연합 조영재 전 의원(대전 유성, 15대 국회)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던 전력에 대해 “1987년 (민주화운동) 상황과 맞물려 나에겐 말할 수 없는 고통이 있었고, 공주 출신인 고(故) 이상재 의원(1934~2017)은 생명의 은인이다.  그의 의정생활을 도왔던 게 사실이다. 공주~서천, 대전~당진 고속도로 등의 굵직굵직한 현안을 추진하는 데 함께 노력했다. 또 9급 공무원에서 출발해 1급까지 오른 인간승리의 표상인 고(故) 조영재 의원(1942~2012)의 보좌관을 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저를 ‘전두환의 졸개’, ‘민정당과 자민련의 하수인’이라고 공격하는데, 여론조사에서 앞서 간다고 해서 저의 정체성, 개인사를 갖고 입에 담을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데 대해 더 이상 인내하지 않겠다. 내가 내놓은 정책적 비전에 갖고 얼마든지 토론을 하자. 그렇지만 내 과거에 대해 일방적으로 왜곡하고 폄하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라며 도백 후보직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당내 인사들이 자신에게 공세를 취하는 데 대해 불쾌감을 표출했다.

양승조(59)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천안병)과 복기왕(49) 아산시장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주자 중 세 번째로 충남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박 전 대변인은 이날 도청 로비에서 출마 선언을 하면서 “안희정 도정을 계승·혁신하면서 충남의 새로운 성장비전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일 청와대를 떠나온 그는 “저에겐 도정을 발전시킬 수 있는 경험과 실행능력, 도정과 정부를 연결하고 정부의 도정 지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있다”면서 “도민들이 충남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따뜻하고 힘있는 충남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변인은 ‘따뜻한 충남’의 4대 비전으로 ▲참여와 자치를 토대로 한 따뜻한 행정 ▲골목시장부터 산업 현장까지 활력이 넘치는 따뜻한 경제 ▲마음 편히 아이 낳아 키우는 따뜻한 복지 ▲재난에 대한 두려움 없는 따뜻한 환경 등을 제시했고, 충남 성장전략으로는 내발적 발전과 외발적 발전의 조화를 역설했다. 

그는 “충남 전체가 발전하려면 지역 내부동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외부발전역량을 끌어와야 한다”면서 “과거 정부의 수도권규제 완화정책을 참여정부 수준으로 되돌려 지역 내 기업 이전을 독려하고, 서산비행장 민항유치사업을 조기 추진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라고 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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