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재 충남도농업기술원 종자관리소 논산분소장

 

이 세상에는 수십만 가지의 식물이 있으며, 이는 수십만 가지의 종자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종자란 식물에서 나온 씨 또는 씨앗이라는 의미로 작물을 재배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된다. 우리 삶에 있어 종자의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하며, 그에 따른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도 아주 많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종자는 옥수수로 작년에 생산량은 약 9억 톤이며 쌀과 밀을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이 생산된다. 옥수수는 중국에서 전래돼 우리나라에 재배하게 되었는데 중국음의 ‘위수수’에서 유래하여 한자의 발음인 옥수수가 되었다. 강원도와 충청북도에서 주로 재배되고 있는데 강원도에서는 강냉이 밥, 수제비, 강냉이 범벅, 옥수수 설기 등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발달하였으며 올챙이묵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유명하다.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음료의 원료가 되는 종자는 커피종자로 주로 배유로 이루어져 있고 약 0.8~2.5%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이며 유럽에 전해진 것은 1651년이고 인도에는 17세기 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는 1882년부터 구미, 일본 등과 수교를 하면서 커피가 들어오게 되었고 고종은 러시아 공관에 파천하고 있을 때 커피를 즐기게 되었다고 한다.

종자 수명이 가장 긴 종자는 밀 종자이다. 저장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수분 함량이 5% 이하라면 100년도 넘게 살아남는다. 밀을 주식으로 하는 여러 나라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량자원으로 빵, 면, 과자, 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식생활에 영향을 준다.

한편 고대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만들기 위해 방부제 처리에 아마 종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아마 종자는 오메가3, 지방산과 식이섬유,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하며, 특히 ‘리그난’ 이라는 물질은 항산화, 항암작용을 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대두(콩)의 1370배, 석류의 2800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아주까리(피마자) 종자를 사용한 기록도 있다.

아주까리는 매우 독성이 강한 단백질인 ‘리신’을 함유하고 있는데 1978년에 불가리아 반체제 인사인 죠지 마르코브가 암살될 때 사용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까리 종자는 한방에서는 설사약으로 사용하고 볶은 기름은 식중독, 급성 위장염, 이질 등에 사용하며, 무좀에 아주까리 기름을 바르면 잘 듣는다고 한다.

이와 같이 종자는 자연과 농업체계에서 현재부터 미래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며 그 가치도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종자가 없다면 우리 생활에서 식물을 활용한 많은 부분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충청남도농업기술원 역시 우리생활에 종자가 더욱 활용 가치가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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