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 단독경보형 감지기만 설치해도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고 있다. 소방당국의 실험은 물론이고 최근 실제로 발생한 화재를 분석해보면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중요성이 잇따라 입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가정에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는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설치율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뭔가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소방본부가 분석한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화재 초기 대응 효과는 대단하다. 최근 5년간 관내 주택 화재는 2051건으로 25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이 중 주택용 소방시설인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된 주택 화재는 27건이며 사망자가 한 명도 없었다. 단독경보형 감지기가 설치된 주택은 화재가 발생해도 경보음이 울려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실험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대전시 소방본부가 7일 주택화재를 가상한 상황에서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사람이 인지하는 시간을 비교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결과 주방에 불이 나자 주방 내 설치된 감지기는 45초 만에 연기를 감지해 경고음을 냈고 안방에 설치된 감지기는 58초 만에 경보음을 냈다. 반면 사람이 연기를 알아차리는 것을 설정해 설치해 놓은 안방 침대의 감지기는 2분 8초가 지나서야 화재를 감지했다. 화재가 발생하고 2분이 경과하면 대피와 초기 진압이 어려워 큰 피해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이같이 화재 발생 시 초기 대응에 효과가 높은 단독경보감지기이지만 설치율은 높지 않다. 특히 대전의 설치율은 35.35%로 전국 평균 41.08%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의식 부족과 당국의 홍보 및 대처 부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소화기와 함께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소방시설이다. 관련법에 따라 지난해 2월 5일까지 소화기는 세대별로 1대씩,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구획된 실마다 1개씩 설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기초소방시설의 설치율이 높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안전의식 부족이 주원인이다.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불안감을 느끼지만 실제 예방을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불과 2만~3만 원 대의 감지기만 설치해도 인명피해를 줄일 수 있는데도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소방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도 필요하다. 각 소방서마다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를 모르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국민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실질적인 홍보방법을 실시하는 한편 설치하지 않은 가정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처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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