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 입학식이 몰려있는 대목인 2월이 됐지만 화훼농가가 울상을 짓고 있다. 올겨울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면서 난방비는 크게 는 반면 출하량은 줄어 가격인상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8일 화훼업계에 따르면 현재 꽃 가격은 지난해보다 10~30% 올랐다. 졸업과 입학, 그리고 밸런타인데이 등이 있는 대목으로 매년 이 시기엔 가격이 상승했지만 올해 사정은 좀 다르다. 한파로 인한 개화 시기가 늦어져 공급량을 맞추지 못한데다 온실 온도를 맞추기 위한 난방비 상승으로 인상 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현재 꽃 가격은 도매가 한단 기준 장미 1만 5000~2만 5000원, 제철을 맞은 튤립은 1만 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장미와 난방비가 많이 들어가는 수국 가격이 거의 폭등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장미 한단이 1만 원대 초반에 거래됐으나 현재 최대 2만 5000원까지 오른 것이다. 수국도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현재 한 단 2만 원 후반에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연일 한파가 계속되면서 가격상승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는 이달까지 꾸준히 30~40% 정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화훼협회 충남지회 관계자는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온도 잡는 부분이 정말 어렵다”라며 “원래는 꽃이 개화해서 이미 다 나왔어야 하는 시기인데, 계속해서 온도가 잡히지 않아 개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제한 뒤 “원래 시즌이다 보니 평소보다 10% 이상 비싸기도 한데 수요에 비해 공급량을 맞출 수 없어 앞으로 30~40% 정도는 비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한 도미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음료 위에 꽃으로 데커레이션을 하는 꽃 카페로 유명한 카페나 파티, 예식 업계에서도 꽃값 인상에 노심초사다.

꽃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 대표는 “졸업시즌이기도 하지만 한파 때문에 작년대비 꽃값이 많이 올라 각 꽃마다 10~30% 정도는 오른 것 같다”며 “음료 가격을 올릴 수 없어 당분간 부담이 되지만 가격 안정이 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생화 가격이 인상되자 소비자들의 관심은 조화나 프리저브드(말린꽃)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조화나 프리저브드 가격 역시 만만찮지만 생화에 비해 오래 두고 볼 수 있어서 인기가 좋다.

대전 둔산동 꽃도매시장 내 한 점포 관계자는 “시즌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판매량이 많아졌긴 하지만 대목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나마 생화 비율과 프리저브드, 목화 같이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꽃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다. 꽃들이 빨리 개화될 수 있도록 더 이상 한파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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