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 졸업앞둔 이상현 씨

오는 22일 배재대 레저스포츠학과를 졸업하는 이상현 씨가 ‘사랑해(I LOVE YOU)’를 표현하고 있다. 배재대 제공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 다섯명을 구한 일이 대학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선천성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배재대를 졸업하는 체육학도 이상현(25·레저스포츠학과) 씨가 화제다.

11일 배재대에 따르면 체육 실기 수업에서 두각을 보여 우수한 성적을 보인 이 씨는 오는 22일 학사모를 쓴다. 장애를 극복하고 성실함으로 중무장해 이뤄낸 성과다. 이 씨는 장애를 딛고 구조요원으로 활동해 소중한 생명 5명을 구해내기도 했다. 

그가 대학생활을 하면서 취득한 인명구조사와 라이프가드 자격증 덕분이다. 이밖에도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1급과 걷기지도자 등의 자격증을 따냈다. 지난해 7~8월 여름방학동안 이 씨는 제주도 피닉스리조트에서 구조요원으로 일하게 됐다. 

처음엔 리조트 측에서 장애를 이유로 이 씨의 채용에 난색을 표했다.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행동에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저스포츠학과 김기탁 교수의 간곡한 요청과 조를 이뤄 구조 활동에 임한다는 것에 승낙을 얻어 구조요원이 됐다. 그는 수화통역사를 통해 “전공과 연계한 현장실습 혹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었지만 때때로 장애가 편견을 만들었다”며 “일단 맡은 일은 몇 배의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신조 덕분에 무사히 일을 마칠 수 있었다”고 소회했다. 

그는 배구 선수로도 활동 중이다. 중학교 1학년부터 시작한 배구와의인연이 대학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충남대 체육관에서 열린 ‘2017 대전대학생활체육연맹 회장배 충청지역 동아리배구대회’에서 준우승의 주역이 되기도 했다. 고향인 의정부에서 배구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프로팀, 대학팀과 경기도 꾸준히 갖고 있다.

졸업을 앞둔 이 씨는 국제수화를 익히기에 한창이다. 전공인 스포츠와 본인의 장애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취업처를 찾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전략 때문이다. 통상 평창패럴림픽같은 국제 스포츠무대에선 국제수화와 국가별 수화로 경기를 진행한다.

이 씨는 “4년 동안 배재대에서 땀 흘리며 하던 배드민턴과 수영이 참 즐거웠다”며 “성실히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교수님들과 곁에서 수화통역으로 애써준 박현옥 대전시농아인협회 수어통역사에게도 고개 숙여 감사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를 지도한 김기탁 교수는 “2014년에 이상현 학생 입학을 두고 부상 걱정이 앞섰지만 특유의 쾌활함과 성실함으로 다른 학생에게 모범이 될 정도로 대학생활에 참여했다”며 “아무 탈없이 훌륭한 인재로 성장해 기쁘다”고 대견해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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