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 대전평생학습관 예절교육지원센터장을 만나다

“요즘 사회에서나 가정에선 우리 전통 예(禮)의 의미가 퇴색됨을 안타깝게 여기지만 책임은 남에게 전가합니다. 스스로에게서 그 해답을 찾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지요. 벌써 수년째 이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홀로 고군분투하곤 있지만 힘이 부치는 것도 부인할 수 없어요. 하지만 그게 기성세대의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선 추호도 흔들림이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도덕을 상실한 국가는 그 기반이 튼실해도 역사에서 외면 받았다는 오랜 진리를 믿기 때문이지요.”

12일 전재용 대전평생학습관 예절교육지원센터장을 만났다.

그는 예절 도덕의 상실이 학문에 우선을 두는 사회 섭리에 있다고 본다. 기술의 발전만을 쫓아가다보니 인간 본성의 근원을 찾는 일이 자연스레 뒤로 처지게 됐다는 생각에서다. 그가 학습관에서 예절교육 담당을 손에서 놓지 않는 건 그런 안타까운 세태를 조금이라도 바로잡아야겠다는 결심에서였다.

“사람의 인성이 된 후 학문이 돼야 해요. 그런데 요즘은 이게 거꾸로 흘러가는 게 현실이죠.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더라도 인성교육이 안되면 오래 지속될 수 없어요.”

그가 센터장으로 있는 예절교육지원센터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학부모를 비롯한 일반인, 외국인까지 대상이 폭넓다. 운영 중인 프로그램도 고등학생을 위한 성년례, 다문화가족을 위한 예절교실,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가정의례 체험교실, 외국교류학생을 위한 한국문화 체험교실 등 무궁무진하다. 예절교육지원센터는 학생들에겐 바른 인성을, 부모에게는 올바른 가정의례를, 외국인에겐 한국 전통의 예절 교육의 산실인 셈이다.

“1년에 1만 3000명 정도가 이곳을 거쳐 갑니다. 특히 대전은 전국 유일의 성년례 조례가 제정된 곳이기도 해요. 우리 센터는 배려와 소통이 되는 사회를 만들고 공동체 의식을 제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전통예절을 강조하곤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예절도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게 그의 오랜 지론이다. 스스로도 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는 게 많아야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는 게 많은 만큼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고 했다.

“어른들이 모범이 돼야 해요. 방관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에겐 정신이 중요하잖아요. 그건 예절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저와 센터의 모든 직원들은 앞으로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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