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웅장한 크레센도. 오! 장엄한 합창 
새벽 4시 45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주제곡  'Champions League Anthem(챔스 찬가)'이 울려 퍼진다.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필즈 세인트 마르틴 아카데미 합창단의 엄숙한 울림, 바로 '별들의 전쟁' 챔피언스리그가 시작되었다는 알람이다. 축구팬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TV 앞에 자리를 잡는다.  

호날두를 앞세워 사상 첫 3연패에 도전하는 레알마드리드와 파리생제르망(PSG)으로 '옷을 바꿔 입은' 네이마르는 대관식을 꿈꾸고 있다. 모처럼 복귀한 '챔스 깡패' 리버풀도 존재감을 과시한다. 게다가 특별하지 않지만 매번 특별한 무대에 오르는 특별함을 갖춘 포르투까지... 풍성한 사연을 품은 '지상 최대 축구쇼'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의 막이 올랐다.

14일 토트넘-유벤투스(2:2 무), 맨시티-바젤(4-0 맨시티 승)의 경기를 시작으로 설 연휴 첫 날인 15일 새벽 4시 45분 챔피언스리그 16강 최고 흥행카드 레알마드리드와 파리생제르망의 지존 경쟁이 펼쳐진다. 리버풀과 포르투의 경기도 동시간대에 축구팬들을 찾아간다. 설 연휴라 출근 걱정도 없다. 빅이어를 향한 '꿈의 무대'를 시청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16강 빅매치 레알마드리드 vs 파리생제르망(PSG)

#. '라 두오데시마(La Duodecima)' 레알마드리드, 그리고 호날두

두 시즌 연속 '빅이어'를 품은 팀이다. 지난 시즌 챔스 2연패와 리그 더블을 달성한 챔프다. 그런데 불안하다. 상대가 PSG 때문만은 아니다. 왕관의 무게를 견대내지 못한걸까? 그들은 2017-2018시즌 라리가에서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1위 바르셀로나와 승점 17점차까지 벌어지며 4위에 머물고 있다. 내년시즌 챔스 진출도 위태롭다. 현지 언론들은 예전만 못한 호날두(18경기 11골 / 메시는 23경기 20골)에게 비난의 화살을 날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알은 호날두를 신뢰한다. 지난 2016-2017 유벤투스와의 챔스 결승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당시 멀티골을 기록한 호날두는 12골로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11골)를 제치고 대회 득점왕에 올랐으며, 개인 통산 600골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호날두는 UEFA 챔피언스리그 5년 연속 득점왕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도 세웠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해줄 것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만큼은 명불허전이다.

거기에 수년째 레알마드리드의 중원을 지휘하는 루카 모드리치의 임팩트 있는 한방도 레알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호날두 벤제마 베일이 득점 빈곤에 허덕인다면 주연 못지않은 '특급조연' 모드리치가 해결사로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12회 우승을 뜻하는 '라 두오데시마(La Duodecima)'를 가진 위대한 역사 레알마드리드의 부활 찬가가 PSG전에서 울려 퍼질 수 도 있다.   

 

네이마르 

#. 네이마르-음바페-카바니 최고의 스쿼드 파리생제르망(PSG)

'5000억 원 듀오' 네이마르와 음바페 공격라인이다. 최소 4강 최대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파리생제르망은 화력이 어마어마하다. 2017-2018 챔스 조별 리그에서 25골을 몰아 넣으며 팀 득점 전체 1위를 달성했다. PSG의 화끈한 공격 중심에는 네이마르가 버티고 있다. '3000억 원의 사나이' 네이마르는 조별 예선에서도 6경기 6골 4도움으로 레알마드리드의 호날두에 이어 득점과 도움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적시장을 주도한 그가 이제는 유럽축구 정복을 준비하고 있다.  PSG가 무서운건 네이마르 뿐만이 아니다. 음바페의 파괴력에 카바니의 결정력까지 곁들여졌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프 레알마드리드라도 이 어마어마한 폭격을 감당해내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불안함도 공존한다. 매시즌 최고의 스쿼드를 보유했던 PSG였지만 챔스와는 인연이 없었다. 지난 시즌에는 16강에서 탈락의 쓴맛을 봤고 23년 동안 챔스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더 든든해진 스쿼드로 돌아온 PSG가 이번에는 빅이어를 들어올릴 차례다. 23년의 기다림, 이제는 그 끝이 보인다. 레알마드리드와 파리생제르망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15일 새벽 4시 45분 스페인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킥오프 된다.

  

16강 핫매치  리버풀 vs 포르투

#. 살라~ 오호 마네마네~ 로베르토 피르미노 '반갑다' 리버풀

챔스 우승 횟수 5회로 '빅이어'를 영구 소장하고 있는 왕년의 슈퍼스타 리버풀이 오랜만에 존재감을 과시한다. 2014-2015시즌 이후 3년 만이다.
바이에른 뮌헨, 바르셀로나(이상 5회)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러나 가장 최근 타이틀을 손에 쥔건 2005년 AC밀란을 상대로 극적인 우승을 거둔 '이스탄불의 기적'이 전부다. 

리버풀 팬들은 기다림에 지쳤다. 익숙했던 챔스 무대보다 유로파리그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 그랬던 리버풀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클롭 감독이 부임하고 나서부터다. 변화의 시작이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 부임하고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버풀 감독으로서 4년 안에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이곳을 떠날 것이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클롭은 지난 2015년 10월 리버풀의 사령탑을 맡게 된 이래 안필드에서 세 번째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시즌 가까스로 리버풀을 리그 4위에 안착시키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했다. 조별리그 대진운도 좋았고 조 1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이제 8강의 문턱에서 포르투를 상대하게 됐다. 이번에도 해볼만한 상대를 만난 리버풀이다. 

스쿼드도 좋다. 리그 22골 7도움으로 득점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와 펄스나인 가짜 공격수 롤을 소화하며 환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로베르토 피르미누, 그리고 세네갈의 공격수 마네까지... 쿠티뉴는 떠났지만 여전히 리버풀의 화력은 막강하다. 게다가 '1000억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까지 영입하며 불안했던 수비라인도 정비했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클롭 감독이 공언한 '4년 안에 우승'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 챔스 단골 손님 '리그 21경기 무패행진' 포르투

포르투갈의 자존심을 지키는 포르투는 이번 시즌에도 챔스에 진출했다.
리그에서는 21경기 17승 4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게다가 챔스 조별리그에서도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AS 모나코와 라이프치히가 버티고 있던 죽음의 조 C조에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16강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상대는 리버풀이다. 1차전 장소도 포르투 홈이다. 

과거 포르투갈 대표팀의 '전설' 콘세이상이 사령탑을 맡으며 젊은 팀으로 변화하고 있다. 스쿼드도 나쁘지 않다. 브라히미, 에레라 등 국가대표급 자원들을 보유하고 있다. 챔스 출석률 높은 포르투, 이제야 말로 보상을 받을 때가 왔다.  포르투와 리버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은 15일 새벽 4시 45분 포르투갈 에스타디우두드라가오에서 열린다.

노승환 기자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