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철 박사(배재대 산학사업·창업·LINC+ 팀장)

 

산학협력(産學協力)이란 산업교육기관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산업체 등이 상호 협력해 인력양성, 연구·개발, 기술이전 및 산업자문 등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학협력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63년 근로정신을 함양하고 산업기술을 습득시켜 창조능력을 배양함으로써 국가경제의 자립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국민양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산업교육진흥법’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한계성에 봉착하게 됐으며, 2003년 산업교육을 진흥하고 산학협력을 촉진함으로써 산업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창의력 있는 산업인력 양성과 산업발전에 필요한 새로운 지식·기술을 개발·보급·확산, 지역사회와 국가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법률적인 연혁은 차치하고 산학협력의 실무부서인 산학협력단에서 근무하는 필자는 국가의 정책방향, 산업교육기관의 상황, 기업체 현실을 보며 상호간에 꼭 필요한 산학협력 성과창출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요즘은 경기침체로 취업가능성이 낮거나 조건이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에서 퇴장한 실망실업자(失望失業者)도 생겨나고 있으니 암담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직자들에게 눈높이를 낮춰 열정페이를 강요할 수도 없고, 기업에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조하며 양질의 일자리와 근로조건 개선을 일방적으로 요구할 상황도 되지 않아 진퇴양난이다. 지난번 기고한 ‘청년일자리 소고(小考)’에서 다양한 노력들이 시너지를 이룰 때 청년일자리는 좋아질 거라고 기술한 바 있다. 시너지는 영어로 synergy라고 표기되며 협동, 상승 작용, 상승효과 등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단어를 어원적으로 접근해보면 syn+energy의 합성어인데 ‘syn’은 접두사로 ‘함께’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energy’는 힘, 정력, 능력, 활동력이며 ‘함께 할 때 힘과 능력이 배가된다’라 생각하면 문제가 없다. 즉 산학협력의 주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며 필자는 한 사례를 통해 그 해법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지난 2월 5일부터 3일간 베트남 호치민에서 제1회 글로벌 기업지원 수출기업 상담회가 진행됐다. 본 행사는 대전시의 후원으로 대전권산학협력협의체(6개 대학참여)가 공동 진행했으며 우리 대학은 창업보육센터 입주업체인 ㈜이엔에스헬스케어(서경훈 대표)를 지원해 본 행사에 참여했다.

이 업체는 유방암의 발병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판매하는 기업으로 현직교수가 창업한 사례다. 대학에서는 항공 및 숙박, 업체섭외와 통역 및 차량 등을 지원했고 구체적으로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했다. 준비기간은 행사 2개월 전부터 한인무역협회 호치민 지회와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발굴한 현지의 7개 기업과 수출상담이 이뤄졌다. 성과로 그 중 규모가 있는 2개 업체로부터 구체적인 사업제안이 있어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다. 계약과 판매에 이를지 여부는 미지수지만 산업교육기관인 대학과 국가, 지방자치단체, 산업체의 협업으로 진행한 행사로 의미있는 산학협력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렇듯 산학협력은 구체적으로 진행돼야한다. 정확한 목표가 설정돼 공동으로 추구하는 노력과 열정이 어우러져 상호간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굳건한 믿음과 신뢰의 바탕위에 성과가 만들어지는 복합적인 상호작용이다. 결론적으로 학(學)·연(硏)·산(産) 정부 및 지자체가 각자의 역할을 잘 감당할 때 산학협력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산학협력 생태계는 긍정적 시너지를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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