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실제로 현재의 20대가 부모 세대보다 체격은 커진 반면 체력이 떨어졌다는 공식 발표를 접하니 걱정이 앞선다. 소득수준 생활수준이 급상승 하면서 편한 것만 찾다보니 안 걷고, 안 움직이는 일이 일반화 돼 국민체력이 쇠약해진 것이다.

매일 듣다시피 하던 ‘체력은 국력’이란 말도 시나브로 사라졌고, 국민들은 점점 체력이 떨어져 간다. 비만은 늘어나고 각종 질환도 늘어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지금과 같은 생활습관이 유지되면 단기간에 국민체력을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체력실태조사 결과는 실로 놀랍다. 현재의 20대와 부모세대의 20대 시기 체력을 비교한 결과, 유연성은 남성이 38.9%, 여성이 3.4% 저하됐다. 근력도 역시 남자 15.9%, 여자 6.2% 하락했다.

생활수준이 향상돼 영양상태가 크게 개선된 것을 생각하면 유연성과 근력 모두 상승해야 할 것인데 오히려 하락했으니 한참 잘못됐다. 아주 쉽게 말하면 덩치만 커졌지 오히려 힘도 떨어지고, 몸이 뻣뻣해졌다는 것이다. 하락 폭은 심각한 수준이다.

실제로 유심히 지켜보면 어린 학생들 가운데 비만을 보이는 비율이 늘었고, 그들은 하나같이 체력저하를 동반하고 있다. 체력이 저하되니 추위와 더위에도 맥을 못 출 뿐 아니라 무엇 하나 스스로 해낼 줄 몰라 의타심도 큰 것이 느껴진다.

이 같은 현상은 부모들의 과보호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가까운 거리라도 걷게 하지 않고 늘 차량으로 이동시켜 주려할 뿐 아니라 조금만 춥거나 더워도 문밖출입을 통제하는 등 과보호 양상을 보인다.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려는 아이들을 막아내지 못하는 것도 부모의 불찰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인간의 욕망이다. 오래 산다고 한들 건강하지 않은 몸으로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수 있다. 세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체력이고 건강이다. 국민체력이 이렇게 형편없이 저하되고 있다니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야 할 때가 됐다. 물론 개인의 체력관리는 개인의 몫이지만 국민들이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게 여건을 만들고 지표를 제시하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국민체력 저하의 심각성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국가가 나서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국가의 생산성이 늘고 개인의 수입이 늘어 부유해지고 생활이 편해진다고 한들 국민이 병약해진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은 풍요가 안겨준 저주에 빠져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국민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국가의 행정력은 모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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