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를 포함해 북반구 여러 지역이 올 겨울 한파에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충청 내륙의 경우 최저기온이 영하 20도에 육박할 만큼 한파의 기세가 강력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선 예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 기온이 형성됐다. 기상전문가들은 2050년 즈음엔 더 큰 기후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상기후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의 역설
지난달 24일 대전지역 아침 최저기온은 무려 영하 15.4도를 기록했고 충청내륙의 경우 영하 20도에 육박했다. 북미의 체감온도는 영하 79도까지 내려갔다. 지구온난화가 북극에도 미치면서 나타난 결과다. 온난화에 무슨 한파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지구의 기후환경은 그만큼 복잡한 메카니즘에 의해 작동한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한파 등 이상기후의 원인을 ‘제트기류’의 변화에서 찾았다. 지구촌환경지킴이본부(이하 환경본부)에 따르면 과거에는 북극을 감싸고 도는 제트기류가 북극 찬 공기의 남하를 막았지만 지구온난화로 북극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의 온기가 찬 공기를 밀어내 제트기류가 약화됐다. 제트기류가 느슨해지면서 북극의 찬공기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구 북반구 중위도지역까지 내려와 북극이 추위를 경험하게 된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기후패턴이 자리를 잡으면 더 큰 재앙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상기후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는 것도 지구온난화에 대한 자연의 경고다.

환경본부 관계자는 “이상 기후의 원인인 지구 온난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면서도 생활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포기 못해 초래한 결과”라며 “지역적인 대처보다 시민의식 개혁으로 공동의 목표와 방향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구온난화 대응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평균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등 자연적·인위적으로 생성되는 온실가스에 의해 발생한다. 온실가스는 인간의 활동에 따라 6가지 규제대상으로 나뉜다. 산림벌채,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가축사육 및 쓰레기배출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 폐기물소각·화학비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 에어컨 냉매와 스프레이 사용 시 발생하는 수소불화탄소,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사용하는 과불화탄소, 전기제품과 변압기 사용 시 발생하는 육불화황 등이다.

이상기상현상을 포함한 기후변화에 우리나라도 국제적 공동대응의 틀 속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대중적인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늘리고 자동차 매연을 줄이기 위해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확산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가정의 에너지절약에 대해서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에너지고효율 전기제품 확산을 지원하는 게 대표적이다. 에너지 소비가 늘면 공급이 많아져야 하고 그렇게 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 차원의 정책대응과 일반 소비자·시민의 저탄소 사회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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