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객 편리성, 대중교통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하. 유성터미널의 미래상

▲ 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대전시 제공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에 대한 본협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일단 본계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 우세하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의 한 축인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면서 변수가 발생했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다양한 변수에 의해 지연됐고 또다시 변수에 의해 발목잡힌 상황에서 이번엔 대전시민의 숙원사업인 유성복합터미널이 어떤 식으로든 반드시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해외 사례를 통해 유성복합터미널의 직·간접적인 미래상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글 싣는 순서>
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복합터미널<2월 18일자 기사보기>
중.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2월 19일자 기사보기>
하. 유성복합터미널의 미래상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는 대중교통환승센터 본연의 교통기능 외에 일정규모 이상의 상업, 업무, 주택 등 부대시설을 접목한 다기능 복합터미널의 전형이다. 반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은 터미널 기능에 집중한 교통수단 간 연계교통 및 환승활동의 집약 시스템으로 이 두 터미널은 분명 성격이 다르다. 더구나 두 곳의 터미널만 놓고 유성복합터미널의 직·간접 교과서로 삼을 수도 없다. 그러나 체계적인 환승시스템, 사람중심의 대중교통을 표방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어떻게 개발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위한 개발이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라데팡스와 암스테르담 중앙역의 공통분모는 시민이 이용하기 편리한 환승시스템에 있다. 두 곳 모두 걸어서 2~3분 내에 환승이 가능하다. 멀지 않은 거리에 트램역과 지하철역이 있고, 버스승강장도 있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의 핵심도 이용자의 환승 편의성(환승거리, 대기환경 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와 운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다. 환승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거리를 최대한 줄여 시간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다. 이용객은 환승을 위한 이동부담과 환승 교통수단을 기다리는 대기시간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만큼 쉬 이동하고 쉬 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유동인구를 확보해 터미널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

대전은 대중교통수단 간 환승이 그리 용이한 편은 못 된다. 지하인 도시철도 1호선과 시내버스도 그렇고, 시내버스와 시내버스 간 환승 역시 경우에 따라 일정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시내버스 정류소 위치 조정 등으로 환승 거리를 단축시킬 필요성이 제기되나 이 또한 이용객들의 희망사항이 달라 손대기 쉽지 않다.

라데팡스와 암스테르담 두 곳 모두 광장문화를 토대로 지하에 환승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대전에서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들이 왜 지하를 선택했는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보행환경과 이동동선을 최적화한 사람 중심의 대중교통시설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유성복합터미널 역시 자동차 중심에서 탈피해 사람 중심의 대중교통시설을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환승과 주차, 보행은 대중교통 활성화는 물론 터미널 활성화에 있어 갖춰야 할 필요충분조건이다. 대전도시철도 1호선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듯 이 삼박자가 불일치할 경우 지하철도, 시내버스도 애용받기 어렵다. 터미널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용도를 부여하느냐도 중요한 문제지만 대중교통 활성화를 꾀하면서 누구를 위한 터미널로 자리매김하느냐가 더 중요하게 다가온다.<끝>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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