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에 다가온 개학정책 시행여부 여전히 미지수 직장맘 발만

#1. 대전에 거주하는 워킹맘 김 모(36) 씨는 이달 초 정부가 내놓은 오전 10시 출근제와 관련한 정책을 접하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급여삭감을 감수하더라도 아이를 등교시키고 오전 9시 30분까지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건의했지만 상사의 눈치만 보는 처지가 됐다. 정부 지침이 일각여삼추일 수밖에 없는 그는 무소식이 야속하기만 하다. 

#2.직장을 다니고 있는 또 다른 학무모는 대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은 2월 말에서 3월초 휴가를 내곤 한다고 말한다. 사실상 있어도 인력부족으로 인해 사용하기 어려운 육아휴직에 한숨, 일과 육아의 이중고로 인해 일을 포기해야 되는지에 대한 걱정에 한숨을 내시며 이번 정책으로 출근 시간이 보다 유연해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사라지지 않길 바라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시즌이 일주일여 남은 가운데 학부모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통 직장을 다니는 엄마들은 출산 후 그리고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경력단절의 위기감을 체감한다고 한다.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 등 출산 장려를 위한 여러 제도들이 사실상 큰 실효성을 거두기 힘든 직장 문화 때문이다. 이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직장과 학교 간 발생되는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 초등학교 입학기 학부모 지원정책을 내놨다. 

3월 한 달 학부모들에게 특별한 수습기간을 마련해 준다는 구상이다. 초보 학부모의 경우 손이 많은 가는 입학 아동이 있어도 안심하고 출근할 수 있도록 하며 직장 문화를 개선, 부모가 직접 자녀를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반면 일각에선 이를 두고 허울뿐인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코 앞으로 다가온 개학 일정에도 불구하고 시행여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탓에서다. 이를 방증하듯 여러 기관 게시판엔 확답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지속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산하 산별·연맹에 10시 출근제 사용을 독려하는 공문을 전달했다. 일·가정 양립 및 초등 저학년 자녀 돌봄을 위해 시행하는 이 제도를 맘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 확산과 함께 제도사용에 따른 불이익이 발생되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는 게 골자다. 공문을 보면 정부는 저출산 대응 및 일하는 부모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지원하기 위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활용을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현장에선 교대업무와 대체인력 부족, 기존 동료의 업무 전가, 회사 눈치, 불이익 우려 등의 이유로 인해 육아기근로시간단축제도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게 한국노총 측 입장이다. 

한국노총은 “0~2세,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일하는 여성이 육아문제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자녀 돌봄을 위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남·녀조합원이 10시 출근제나 육아휴직, 육아기근로시간 단축 등 자녀의 육아지원을 위해 청구할 경우 맘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조직 분위기를 확산하고 이 제도를 사용함에 있어 어떠한 이유로든 임금, 승진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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