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인된 관행' 이윤택-이명행, 성추행 논란

연극연출가 이윤택과 연극배우 이명행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이윤택의 성추행 파문을 계기로 연극계의 '묵인된 관행'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며 이명행의 만행 또한 밝혀졌다.

상하 위계질서가 강한 연극계 특성상 권력과 권위를 이용한 성폭력이 이뤄지기 쉽지만 '관행',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성폭력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알면서도 묵인했던 것이 이윤택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처음으로 이윤택 연출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 이 연출은 바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이 연출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고 급기야 성폭행 주장까지 터져 나오며 연극계에서는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이 '미투'(me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확산하고 있다.

이 연출은 자신이 이끌던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수시로 안마를 요구했고 안마가 유사 성행위로 이어지는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연출이 연희단거리패 단원 외에 작품을 함께 했던 외부 배우들에게도 발성을 지도해준다는 등의 명목을 내세워 배우의 신체를 더듬었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 연출뿐 아니다. 배우 A씨는 또다른 연극연출가가 식당에서 여러차례 성추행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학교에서 연기를 가르치는 이 연출가가 학생들도 추행했다는 주장도 있다. 이 연출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김보리(가명)씨는 밀양연극촌의 촌장도 성폭행 가해자라고 추가 폭로하기도 했다. 2009년 한 연극의 조연출로 활동했던 연극인은 현재 TV 드라마에 출연 중인 한 배우가 과거 연극 공연 때 자신을 성추행했다고 제보하기도 했다.

앞서 유명 연극배우 이명행 역시 스태프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며 공연 중이던 연극에서 자진 하차했다.

지난 11일 이명행의 소속사 한엔터테인먼트 공식 페이스북에는 이명행의 사과문이 게재됐다.

이명행은 “과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분들에게 특히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 밖에도 SNS에서는 각종 성희롱, 성추행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 쏟아지는 폭로의 진위를 명확하게 가릴 수 없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시선들도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괴로워하다 이제야 용기를 내기 시작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게 먼저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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