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슈 브리핑’은 한 주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슈는 무엇인지, 그들의 시각으로 바라본 세상이 펼쳐집니다.

 

<2월 4주차 브리핑>

지난 19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8강전에서 한국의 박지우, 김보름이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고 있고 노선영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팀추월 왕따 논란 … 빙상연맹이 또

- 결승선을 앞두고 두 선수가 경쟁하듯 막판 스퍼트를 올린다. 그들의 뒤로 또 한 명의 선수가 안간힘을 쓰며 따라붙었지만 선두와의 거리는 이미 벌어진 상황. 잠시 후 두 선수가 1․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건 승리의 환호가 아닌 엄청난 비난이었다.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장면을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같은팀 3명의 선수가 나란히 레이스를 펼쳐 가장 뒤 선수의 기록으로 경쟁을 펼치는 팀추월 경기에서 선수 2명이 개인전 펼치듯 먼저 질주해버리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 19일 펼쳐진 여자 팀추월 8강전 경기에서 한국대표팀은 8개 팀 중 7위를 기록,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 경기는 결과를 떠나 역대 한국 대표팀 경기 중 최악의 경기로 기록될 듯하다. 결과 때문이 아니다. 어느 무엇보다 팀워크가 중요한 팀추월 경기에서 팀워크는커녕 선수 한 명을 따돌리는 듯한 최악의 행태를 자국 개최 올림픽 무대에서 선보인 탓이다.

- 경기 직후 홀로 울고 있는 노선영 위로한 건 동료선수도 감독도 아닌 외국인 코치뿐 단 한 사람뿐이었다. 오히려 김보름 선수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중간에 잘 타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네, 뒤에 조금 저희와 격차가 벌어지면서 기록이 조금 아쉽게 나온 것 같아요”라며 마치 노선영 선수를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국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

-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팀워크 붕괴는 사실 예견된 일이었다. 노선영 선수는 지난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추월 대표팀이) 단 한 차례도 함께 훈련하지 않았다”고 말한 바 있다. 빙상연맹의 고질적인 파벌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폭로한 것이다. 이때 미운털이 박힌 것 때문에 이번 팀추월 경기에서 최악의 망신주기가 자행된 것 아니냐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논란이 거세지자 경기 다음 날 열린 해명 기자회견도 논란거리다. 이 자리에도 노선영은 없었다. 대표팀 백철기 총감독과 김보름만 나왔다. 백 감독은 “노선영의 몸이 좋지 않아 이 자리에 나오지 못했다. 맨 뒤에서 달린 것은 노선영의 뜻이었다”고 말했지만 둘 다 사실이 아니었고, 김보름도 눈물까지 흘리며 “국민 앞에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정작 당사자에게 사과했냐는 언론의 물음에는 “방이 너무 멀어서…”라는 황당한 대답으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 여론은 이들에 대한 분노로 들끓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19일 올라온 ‘김보름, 박지우 선수의 자격박탈과 적폐 빙상연맹의 엄중 처벌을 청원합니다’라는 청원글에 공감을 누른 사람이 청원 하루 만에 20만을 돌파하는가 하면, 24일 오후 6시 현재 무려 59만 명이 동참하는 등 폭넓은 공감을 얻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 또한 싸늘하다. 관련 주제에 대한 게시글과 댓글에는 “빙상연맹의 악한 짓은 끝이 없구나 (지도자동지)”, “얼음판의 태움문화인가요? (어쩌다알통)”, “저딴 X들 국가대표라고 내 세금으로 밥 먹이고 지원해준 게 너무 화나네요 (재즈피아노)”, “팀워크 개판으로 경기망친 건 프로로서 실격이다. (썩은호박죽)”, “연맹이 밀어주고 파벌의 중심에 있으니까 올림픽 무대에서 저런 짓도 가능하군요 (뽀르뚜가)”, “파벌문제는 진짜 영원한 숙제인가. 그 중심엔 늘 한체대가 있다는 게 놀라울 뿐. (강철나비반지)”, “노랑머리 여자애(김보름) 앞으로 응원하지 않을 겁니다. 금메달 보다 아름답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네요. (논리로풀다)”, “온 국민과 전세계 시청자들이 보는 올림픽무대에서 단체경기 중 동료를 엿먹인 저들은 운동할 자격이 없습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네요. (zooey)”, “이것들은 그냥 두면 안됨. 빙신연맹은 진짜 한두번도 아니고 (길가에풀)”, “노선영 선수, 경기 중에 멀어져가는 앞에 2명 보며 달리면서 얼마나 상처받았을지 ㅠㅠ (옳지그렇지)”, “너희들은 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줬어. (아주땡큐)” 등등 두 선수와 빙상연맹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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