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규 대전시 비상대비과장
2013년 4월 15일 오후 2시 49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개최된 국제 마라톤 대회에서 폭발물에 의한 테러가 발생하였다. 매사추세츠주와 보스턴시는 4월 19일 밤 9시 32분 두 번째 용의자가 체포되기까지 총 102시간 53분 만에 위기 상황을 종결하였다. ‘보스턴 스트롱은 어떻게 가능했는가, why was Boston strong'라는 백서에서 하버드케네디스쿨의 허먼 B. 더치 레너드 교수는 ‘보스턴 스트롱’에는 탁월한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담겨 있음을 말하면서 “행인, 마라톤참가자, 자원봉사자, 의료진/간호사, 지원인력, 경찰, 소방대원, 주방위군 등 도움을 준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고 하였다.
위기관리 역사에 남을 보스턴 마라톤 테러 102시간의 성공적인 교훈은 무엇인가? 첫째, 보스턴시의 대응력은 수십 년에 걸쳐 준비된 결과물로서 보스턴 테러를 통해 알려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2013년 4월 15일 갑자기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쳐 이뤄져 온 것이라는 것이다. 즉, 보스턴시가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요인은 우연적 행동(accidential action)이 아니라 목적의식(purposeful work)을 가지고 대비한 결과로서 테러 이후 102시간 동안 드러난 위기 대응 역량과 협조체계는 수십 년에 걸친 노력을 잘 보여줄 뿐이었다는 것이다.
둘째, ‘지휘(command)’ 즉, 여러 대응 기관 및 조직 간의 의사결정과 실행의 밑바탕이 되었던 프로세스, 절차 및 구조였다. 미국은 2001년 9·11테러 이후 다수의 기관들 간의 지휘 및 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국가사고관리시스템(NIMS)을 운용하였는데 결론적으로 이 시스템이 보스턴 마라톤 테러 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되어 수많은 기관들 간의 지휘의 문제가 갈등 없이 해결되었다는 것이다. 셋째, 위기 대응을 위해 모인 폭넓고 다양한 기관, 조직 및 단체 상호 간의 협조(coordination)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다수 기관 간의 협력을 위하여 제공하는 핵심 도구는 국가사고관리시스템(NIMS)의 통합지휘권(unified command) 제도로서 이는 하나의 사건 또는 사건의 일부와 관련된 여러 기관의 대표들로 구성된 일종의 ‘사고지휘관’으로서, 각 주요 기관의 의사결정권자들끼리 소통함으로써 공동 목표를 수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요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시 협조체제가 더 잘 된 것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후 몇 년 동안 많은 교훈을 얻은 덕분에 보스턴에서 그 성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셋째,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자의 능력 그리고 싸우고자 하는 의지로 무장하였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 뒤에는 두려움에 맞서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던 시민들이 있었다고 한다.
대전시는 ‘보스턴 스트롱(Boston strong)’이 위기관리의 모범이 된 것처럼 ‘강한 대전(Daejeon strong)’을 만들기 위해 올 해 그 첫 단계로서 ‘통합방위거버넌스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통합방위거버넌스체계의 핵심은 시민단체와 자원봉사자 즉, 민간부문의 역할을 체계적으로 재조직화(reorganization)하는 것이다. 위기관리의 3대 주체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민간부문으로서 우리는 그동안 민간부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음을 인식하고 거버넌스체계 구축으로 대전시의 위기관리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
위기는 지방에서 발생하며 지방에서 종결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지역에서 위기 발생 시 ‘강한 대전(Daejeon strong)’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높은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이다. 대전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통합방위거버넌스체계’ 구축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 조언을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