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이 조선인 위안부를 학살한 사실을 증명하는 동영상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서울시와 서울대 인권센터는 2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한중일 위안부 관련 컨퍼런스에서 1944년 9월 중국 서남부 윈난 성에서 일본군이 조선인 위안부를 집단으로 학살한 직후의 영상을 공개했다.

19초 분량의 이 영상은 일본의 아시아·태평양 전쟁 패전 직전인 1944년 9월 중국 윈난성 텅충(騰沖)에서 미·중 연합군이 찍은 것이다. 조선인 위안부들이 일본군에 의해 학살된 후 한꺼번에 버려진 참혹한 모습을 담고 있다. 시신을 매장하러 온 것으로 보이는 중국군 병사가 시신의 양말을 벗기는 장면도 포착됐다.

텅충을 연합군이 점령하기 직전 일본군이 성안에 있던 조선인 여성 30명을 총살했다는 내용의 미군 보고서와 관련 사진은 공개된 적 있지만 영상이 발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서울대 연구팀이 2016년 발굴한 위안부 학살 현장 사진과 같은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과 영상 속 시신의 옷차림이 같고, 사진 속 중국인 병사가 영상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연구팀의 위안부 자료 발굴을 2016년부터 지원해온 서울시는 "전시에 여성을 전쟁터로 동원하고 성적 위안의 도구로 사용하다 학살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일본은 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사과해야만 반복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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