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충남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버섯팀장

 

현재 국내 유통되는 양송이버섯의 대부분이 백색이어서 양송이하면 흰색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원래 백색 양송이버섯은 1926년 미국의 한 재배농가에서 우연히 돌연변이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품종으로 등장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품종이 우선적으로 도입되어 시장에 유통됨에 따라 결국 양송이하면 백색으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하지만 자연 생태계에서는 갈색 양송이만 존재하므로 양송이에 있어서는 ‘갈색이 원종’이라 할 수 있다.

갈색 양송이버섯은 양송이계의 원종일 뿐 아니라 백색종과 비교해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우선 생산자의 입장에서 고품질과 다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 갈색 양송이버섯은 버섯파리, 푸른곰팡이 등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 재배에 적합하며 백색종에 비해 약 20~30%의 수량 증대가 가능하다. 또한 양송이버섯은 다른 농산물에 비해 저장성이 낮은 작물 중 하나인데, 갈색 양송이는 경도가 높아 저장성을 높이고 유통 중 신선한 버섯으로 출하가 가능한 것은 물론 유통기간이 길어지는 수출에도 매우 유리하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맛도 좋고 영양이 풍부한 건강다이어트 식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처럼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철에는 비타민D가 결핍되기 쉬운데 비타민D 부족 또는 결핍 시에는 구루병, 골다공증, 심장질환, 우울증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양송이버섯의 비타민D 함유량은 햇볕에 말렸을 경우 표고버섯보다 약 30배나 많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 외에도 칼륨 등 미네랄 성분과 항암작용에 효과가 있는 베타글루칸, 폴리페놀, 소화를 돕는 트립신, 프로테아제, 아밀라아제 등의 여러 가지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특히 갈색 양송이버섯의 항산화 효능이 높고 양송이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깊은 향으로 서양에서는 Crimini, Portobello 등으로 불리며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고 있다.

작년 농촌진흥청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갈색 양송이버섯에 대한 평가에서는 맛이 좋다 32%, 식감이 좋다 31%, 향이 좋다 28%로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으며, 응답자의 95%가 갈색 양송이버섯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갈색 양송이버섯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찾는 건강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갈색종의 우수성에 주목하면서 최근 몇 년간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는 양송이 신품종으로 ‘다향’, ‘진향’ 그리고 ‘금향’을 개발하였다. 새로 개발된 양송이는 크림색에서 연한 커피색 그리고 갈색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추었으며 친환경 재배에 적합한 다수확 품종으로 생산자에게도 희소식이 되고 있다. 이 신품종들은 부여와 보령을 중심으로 농가에 보급되어 현재 학교급식과 친환경 전문매장 등에서 관심과 호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백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양송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신품종은 앞으로 양송이버섯의 갈색시대를 활짝 열어가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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