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주사파가 시장 넘본다’ 발언에 발끈
친문주자 자임, 본선 경쟁력 자신

▲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왼쪽)이 7일 대전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기에 앞서 김경훈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최 일 기자 
▲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민선 7기 대전시장직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박영순(53)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자신의 정적(政敵)이랄 수 있는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대덕구)에게 6·13 지방선거에서 맞붙자고 제안(?)했다.

정 의원이 지난 1일 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주사파 운동권 출신들이 시장 넘보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해 발끈하면서 나온 발언이다.

공식 출마 선언에 앞서 7일 대전시의회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간담회를 가진 박 행정관은 사실상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자신과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을 ‘주사파 운동권 출신’으로 지칭해 비판한 정 의원의 발언과 관련, “(운동권 출신의 시장에 당선되는 게)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6·13 지방선거에) 나오면 된다. 왜 불출마하나? 정정당당히 일전을 겨루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선 국회의원인 정 의원이 ‘시대정신’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민주주의 신념을 갖고 평생을 살아온 제가 출마하는 게 그렇게 두려운가”라며 “정용기 나와라”라고 외쳤다.

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고심했던 정 의원은 계족산 봉황마당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및 대덕구 당협 지방선거 결의대회에서 “자유민주세력의 분열을 막고, 대덕구민의 뜻을 받들어 중앙정치에 헌신하고자 출마를 포기하기로 했다”라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금 자유민주세력은 위기에 처해 있다. 대전도 예외가 아니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들이 시장 자리를 넘본다. 대전이 좌파 운동권의 숙주(宿主) 도시가 돼선 안 된다”라며 1980년대 전대협 활동을 했던 박 행정관과 허 전 청장에게 화살을 날린 바 있다.

박 행정관은 정 의원과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두 차례(2006년 민선 4기,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에서 두 차례(2014년 7·30 보궐선거, 2016년 20대 총선) 맞붙어 모두 패배한 아픔이 있다.

한편, 박 행정관은 “어제(6일) 사표가 수리됐다. 이제 대전에 내려와 선거 준비에 나섰고,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며 “참여정부와 문재인정부에서 두 번의 국정 경험을 갖고 있고, 대전시 정무특보로 일하며 시정도 경험했다.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에서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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