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으로 눈돌리는 게입업계...듀랑고-리니지2 레볼루션-세븐나이츠 등

한국 게임사가 새롭게 써지고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빅3는 작년 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빅3 합산매출은 6조4천822억 원에 달한다.

넥슨과 넷마블은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 원도 돌파했다. 넷마블은 전년보다 61.6% 증가한 2조4천248억 원의 매출을 올려 넥슨의 10년 아성을 무너뜨리고 업계 1위에 등극했다. 왕좌를 내줬지만 넥슨 역시 28.0% 늘어난 2조2천9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조7천587억 원을 벌어들인 엔씨소프트는 2조 원의 벽은 못 넘었지만, 성장 폭은 78.8%로 가장 컸다.

 

◇ 위기를 기회로, 중국 대신 동남아·북미·유럽서 ‘대박’

1년 전만 해도 한국 게임의 전망은 암울했다.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 여파로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신규 진입이 사실상 차단돼서다.

그런데 중국 대신 진출한 동남아, 대만, 일본, 북미, 유럽 등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화가 되레 복이 된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작년 게임 수출액은 4조1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넷마블은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성공하며 매출의 54%를 해외에서 올렸다. 특히 ‘리니지2 레볼루션’은 가장 폐쇄적인 일본시장을 뚫는 쾌거를 올렸다.

넥슨의 해외 매출 비중은 66%로 가장 높다. 장수게임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가 선전한 가운데, ‘진 삼국무쌍 언리쉬드’ ‘히트’ 등이 동남아와 북미에서 흥행했다.

엔씨소프트의 해외 매출 비중은 24.1%로 다소 낮다. 하지만 대표게임 ‘리니지M’이 작년 12월에야 본격적으로 수출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으로 평가된다.

중견 게임사들도 약진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9개월 만에 판매량 2천500만 장, 동시접속자 3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모든 기록을 갈아치웠다. 펄비어스의 ‘검은 사막’도 작년 매출 1천172억 원 가운데 약 8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두 게임은 기획 단계부터 해외를 겨냥한 게 성공비결이다. 배틀그라운드는 북미 취향의 ‘배틀로열’ 장르, 검은 사막은 유럽 선호도가 높은 ‘판타지’ 계열이다.

 

◇ 방탄소년단, 해리포터… 줄 잇는 기대작

지난해 큰 성공에도 게임업계는 오히려 세계 공략의 고삐를 바짝 죌 기세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지금까지 남들보다 6개월 먼저 시작했다면 앞으로는 1~2년 더 빨라져야 한다”며 “특히 중국은 이제 추격자가 아닌 벤치마킹할 존재로 성장했다”고 경계했다.

넷마블이 꼽는 올해 최고의 기대작은 인기 아이돌 ‘방탄소년단’(BTS)과 합작한 ‘BST월드’다. 게임과 K팝이 결합된 첫 사례이자,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육성하는 ‘실사형 시네마틱’이라는 새로운 장르다. BTS의 화보 1만 장과 동영상 100개 등이 독점 공개된다.

세계적 흥행작 ‘해리포터’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첫 번째 게임도 나온다. 원작자 조앤 K 롤링, 영화 판권을 보유한 워너브러더스와 협업해 개발 중이다. 일본시장을 겨냥해서는 야구게임 ‘극렬 마구마구’가 준비되고 있다.

넥슨은 연초 ‘야생의 땅 듀랑고’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현대에서 공룡시대로 넘어간 주인공이 사냥, 채집, 건축 등을 익혀 생존하는 게임이다. 국내에선 생소한 장르임에도 출시 초반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폭발적 관심을 모았다. 또 다른 신작 ‘열혈강호M’도 순항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인기 PC게임을 모바일용으로 개량한 ‘리니지2M’ ‘아이온 템페스트’ ‘블레이드 앤 소울 2’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기업 M&A(인수·합병)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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