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택열 대전시 재난관리과장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로 인해 밖에 나가기가 두려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면서 함께 찾아오는 것이 바로 해빙기다.

해빙기에는 큰 일교차로 겨우내 땅 속에 스며들었던 물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사고 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 최근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해빙기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해빙기에 발생한 붕괴와 낙석 등으로 인한 안전사고는 총 72건이며, 41명(사망 16명, 부상 2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해마다 감소 추세에 있지만, 비중 면에서 볼 때 절개지나 건설공사장 등에서는 여전히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사고 발생건수를 살펴보면 절개지가 51%(37건)로 가장 많았고, 축대와 옹벽이 20%(14건), 건설공사장이 18%(13건)순으로 발생하였다. 특히 인명피해가 발생한 장소 측면에서 보면 85%(35명)가 건설 공사장에서 발생하고 있어 공사 현장에서는 철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대전시에서는 해빙기 안전관리를 위해 지난달부터 이달 말까지를 특별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사전에 옹벽, 석축, 굴착공사현장, 사면, 노후주택 등 해빙기 취약시설에 대해 일제조사를 실시하였다.

고위험 및 대규모 시설은 해빙기 집중관리 대상 시설물로 지정해 응급조치와 함께 정밀진단 및 보수보강 방안을 강구하고 주 1회 이상 정기점검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나가고 있다. 해빙기 안전사고는 인명피해는 물론이고 도로변 낙석이나 건물 붕괴 등의 큰 사고로 이어져 매우 위험할 수 있으므로 미리 점검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생활 주변의 축대나 옹벽 등이 배부름 현상으로 부풀어 오르거나 없었던 균열 등이 생겼는지, 대형빌딩, 노후건축물 등이 균열이나 지반 침하로 기울어져 있지 않은지 잘 살펴봐야 한다. 집 주변의 절개지나 언덕 위에서 바위나 흙 등이 흘러내릴 위험은 없는지도 확인하여야 한다.

공사장에서는 주변의 도로나 건축물 등에 균열이 생기거나 땅이 꺼지는 등의 이상 징후가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여야 한다. 특히, 공사가 진행 중인 비탈면 위쪽에는 하중을 증가시키는 차량 주차나 모래 등의 자재를 쌓아두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이러한 해빙기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생활 주변의 축대·옹벽들의 시설물에 경각심을 가지고 작은 것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이상 징후를 발견했을 때는 가까운 재난관련 기관이나 동사무소, 안전신문고(www.safetyreport.go.kr)로 즉시 신고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안전사고 위험이 높은 해빙기에 시민들의 주의 깊은 관심과 점검으로 안전사고가 예방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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