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대전글꽃초 교사

 

3월 2일, 달력의 동그라미만 봐도 가슴이 쿵쾅대고,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설레다가도 두렵기도 하고 이유 없이 짜증만 나는 등, 이맘때쯤이면 으레 그렇다.

'방학이 있어 최고의 직업'이라는 말로 우리에게 핀잔을 주어도, 새 학기가 되면 교사도 ‘새 학기 증후군’으로 힘들어한다.
새 학기 증후군이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피하며 불안해하는 일종의 적응 장애를 의미한다. 즉 학생들이 낯선 교실과 새로운 친구, 새로운 선생님 등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학생들에게만 주로 쓰였던 이 신조어는 교사인 우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어떤 아이들을 만날까?’, ‘학부모들이 힘들진 않을까?’, ‘동학년 선생님들은 어떤 분들일까?’ 등 이런 두려움들이 스트레스가 되고, 이는 학교를 옮기게 될 경우에는 더 배가 된다.

교사도, 학생도, 학부모도 새 학기 증후군으로 두려운 3월, 예전에 밑줄 그으며 읽었던 책 한 권을 다시 꺼내 들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책 ‘미움받을 용기’란 책이다. 이 책에서 인간이 받는 모든 스트레스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것인데, 이는 과거와 미래에서 비롯되며, 지난 일에 연연하고 앞으로 일어난 일에 불안해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한다. ‘새 학기 증후군’, 여기서 벗어나고 싶다면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평가나 판단을 더하지 않고, ‘미움받을 용기’로 지금 여기의 경험에 능동적으로 집중해야 한다.

내가 아닌 남이 되어 사랑받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미움 받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 자체의 존재만으로 빛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지 않게 ‘미움받을 용기’를 꼭 가르쳐 주고 싶다.

“행복해지려면 미움받을 용기도 있어야 하네. 그런 용기가 생겼을 때 자네의 인간관계를 한순간에 달라지게 할 걸세.”

아이 한 명 한 명 그 아이만의 사랑스러움이 찬란하게 빛난다. 아이 자체로 아름답기 때문이다.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선생님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친구, 쑥스러움에 고개도 잘 못 들지만 조심스레 선생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친구, 혼자여도 더욱 씩씩한 친구, 여러 친구와 함께 소리를 모으는 친구, 책을 좋아하는 친구, 노래를 흥얼거리는 친구 등.

이렇게 사랑스럽고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 모여 새 학년을 시작하며 한마음으로 우리 반 반가를 부른다.

올해도 ‘미움받을 용기’로 더욱 나답게 학급 운영 해보려 한다. 타인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듯, 타인 역시 나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학생과 학부모 등 서로를 신뢰하며, ‘미움받을 용기’가지고 행복한 한 해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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