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 쓰지 않았다면 욕심 많아졌을 것” 고심 표출
“地選 준비하는 분들” 관망자 시선, 불출마 결단 해석

염홍철 전 대전시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캐리커처.

 

“매일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욕심이 훨씬 많아졌을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여야 차기 대전시장 후보군 중 적합도 1위에 오른 염홍철(73) 전 시장. 지역정가에서 여전히 정치적 행보의 향배가 주목되는 그가 최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게시한 두 편의 글을 놓고, 사실상 6월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뜻을 우회적으로 표명한 것이란 해석이 대두되고 있다.

민선 3기와 5기 시정을 책임졌던 염 전 시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왜 글을 쓰는가’라는 제목의 단상(斷想)을 올려 “글을 쓰는 것은 힘든 일이기도 하지만 위안을 받기도 한다. 마음에 떠다니는 상념들을 실타래 풀어내듯 하나하나 글로 정리하다 보면 생각 속에 있던 부정적인 것들이 긍정적인 것으로 환치됨을 경험하게 된다”라고 기술했다.

이어 “글쓰기는 때로는 힘겨운 싸움이기도 하다. 묘사하려는 대상이 자신의 모습을 숨기려고 저항하기 때문이다. 아마 제가 글쓰기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욕심이 훨씬 많아졌을 것”이라며 민선 7기 시장직 도전 여부에 대해 근자(近者)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왔고, 어렵사리 출마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음을 시사했다.

전날(12일)에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분들에게’라는 글을 통해서도 출마예정자들과 확실한 ‘거리’를 둔 그는 관망자(觀望者)적 시선으로 “선거에는 왕도가 없다. 시민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정책도 ‘낮은 자의 삶’에 우선순위를 둬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항상 ‘의미 있는 변화’는 일반 대중에게서 시작된다고 믿었고, 시민들이 엄청난 것을 이룰 수 있음을 깨달았다. 유권자는 어리석지 않다”라는 고언(苦言)을 건네 불출마 결단을 엿보게 했다.

염 전 시장은 13일 금강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같은 해석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소탈한 웃음을 지었고,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는 속내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지난해 5·9 장미대선 직전 자유한국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중앙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정권교체로 ‘여권 정치인’의 옷을 입은 그의 불출마 결단은 6·13 대전시장 선거전의 주요한 ‘불확실성’ 하나를 해소해 주는 셈이 돼 이목이 쏠린다.

한편, 염 전 시장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25·26일 대전의 만 19세 이상 남녀 8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전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14.4%를 얻어 여야 후보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4%) 내에서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13.2%), 박성효 전 시장(11.1%), 이상민 국회의원(10.7%) 등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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