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총회장/한밭대 교수

 

대입 학령기 학생수 감소와 진학률 감소로 많은 대학들은 위기를 맞게 됐다. 2024년경 학령기 학생수는 약 40만 명으로 현재의 대학정원 52만 명 대비 12만 명이 적은 상황이다. ‘학령인구 절벽’이 코앞에 온 셈이다. 더구나 수도권에서부터 거리에 따라 서열화된 대학선호도를 보면 지방대학의 위기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특히 지난 10여년 전부터 등록금이 동결되어 현재에도 대학의 재정압박이 심각한데 앞으로 학생수가 줄면 운영차질이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4차산업시대의 교육은 학생주도형, 창의 융합형 교육을 해야 하므로 교육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막대한 추가 재원을 필요한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학의 질 관리가 안되고 있는 점이다. 국내 최상위권 대학조차도 등록금 동결과 저조한 교육투자로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싱가포르와 중국 심지어 대만까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고등교육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문제는 사람이 자원인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이 약화되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지방에서는 대학이 사라지면 지역의 산업경쟁력과 경제도 무너지기 때문에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이제 지방대학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역균형 정책과 더불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대학의 질 관리를 통하여 세계적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현실적으로 운영이 어려운 대학의 퇴출 출구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는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줄이고, 사립대는 정원은 통제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되 입시와 학사운영, 등록금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여 특성화와 경쟁력을 갖게 해야 한다. 한편 지방 국립대는 사립대가 담당하기 어려운 기초와 미래학문, 교육비용이 높은 응용학문 중심으로 운영하여 차별화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의 계획처럼 거점국립대는 세계적 수준의 교육역량을 확보하고 충분한 기숙사를 보급하여 지방대 학생의 수도권 유출을 억제는 물론 수도권 출신학생을 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지역중심대는 실무 고급융합 인재를 육성하여 지역산업 인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특성화 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이현청교수의 '왜 대학은 사라지는가'라는 저서를 참고하여 대학의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첫째, 대학을 작품화한다. 대학은 정부의 획일화된 평가에 의해 특성화되지 못했다. 지방대 특히 작은 대학일수록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학문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다른 대학과 차별화해야 한다. 둘째, 특화 교수 전략을 세운다. 대학의 질은 교수의 질을 능가할 수 없고, 교육의 질은 학생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명품학과나 전공을 브랜드화 할 수 있도록 특화된 교수를 채용하여 전략적으로 특성화한다. 셋째, 질 관리 전략을 활용한다. 학생의 자기주도형 학습설계, 밀착형 맞춤식 모듈화 수업,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융복합 교육과정을 통해 창의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평가와 엄격한 교육의 질 관리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게 되면 우수한 자원 확보의 선순환이 이루어 진다. 넷째, 밖으로 눈을 돌려라. 국내 대학만으로 한계가 있다. 지역사회와 협력구도를 강화하고, 성인교육, 외국의 유학생을 유치해야 한다. 다섯째, 돈 버는 대학을 만든다. 기술사업화, 창업, 창직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대학을 기업 같이 운영하여 대학내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도록 수익형 시스템으로 개선해야 한다. 여섯째, 캠퍼스를 떠나라. 주입식 교실수업으로 한계가 있다. 온라인 재택수업, 현장교육 등 다양하고 유연한 학습형태를 개발하고, 정규강의 이외에 연구와 봉사, 산학협력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일곱째, 대학원을 특화한다. 대학원을 통한 연구기능이 뒷받침되어야 학부교육 기능도 수월해 질 수 있다. 여덟째, 담장을 허물고 과감히 협력한다. 학교내에서도 학과나 전공간 과감하게 벽을 허물어야 하고, 인접대학이나 기업과도 교육내용이나 도구들을 공유해야 한다. 공유를 통해 융복합 교육이 활성화되고 운영경비도 절감할 수 있다. 대학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역사회가 함께 힘을 모아 지역대학을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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