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90일 앞둔 가운데 안희정 사태 여파로 인해 충청권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공고한 지지세를 유지해 오던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이 무너지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반전을 꾀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과연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변하게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정국이 전개되면서 여야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작업의 중요성이 부상하고 있다.

정치권에 미투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충남도지사 후보 경선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유력한 충남지사 후보였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내연녀 특혜공천’ 등의 의혹으로 당으로부터 사퇴권고를 받고 결국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안희정 전 지사와 박 전 예비후보의 문제로 인해 상처를 받은 가운데 민주당은 양승조 의원(천안병)과 복기왕 전 아산시장이 충남지사 후보를 놓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했던 안희정의 기에 눌려 충남지사 후보직을 기피하는 분위기를 보였던 한국당은 반색하며 주춤했던 인사들이 출마를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최근 입당한 정용선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이미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인제 전 의원과 이명수 의원(아산갑)이 출마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희정 사태는 충남뿐만 아니라 대전시장과 세종시장 등 충청권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일방적으로 민주당 지지세에 밀려 있던 야당 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이 눈에 띈다. 이런 분위기라면 충청권이 오는 지방선거에서 전국 최대의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선 4기 도백이자 3선 국회의원의 관록을 갖고 있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총리직을 불명예 퇴진한 이 전 총리는 지난해 말 대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고 은신해왔지만 14일 홍성을 전격 방문해 정치 재개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이같이 충청지역 선거판은 급변하는 양상이다. 이로 인해 후보자들과 정치권은 물론이고 유권자들 또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연일 터지는 일부 예비후보들의 각종 의혹들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는 반응들이다. 하루빨리 충청권 선거판이 정상궤도로 들어와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선거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후보들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다. 두 번에 걸쳐 충남도백을 만들어줬던 안 전 지사의 사건을 되돌아보면 후보 검증의 중요성은 더 높아진다. 주민의 대표를 뽑는 지방선거인 만큼 정책 수행의 능력과 함께 도덕성 문제까지도 사전에 철저하게 검증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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