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대전지방경찰청 제1기동대 경사

 

온갖 생명들이 태어나는 봄이다. 따사로운 햇살 아래 새싹들이 파릇파릇 자라며 초록빛으로 색깔을 바꾸는 중이다. 산과 들, 거리에는 생기가 가득하고 활력이 넘친다.

봄은 여인의 옷자락으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화려하고 고운 여인의 옷깃에서 봄을 처음 발견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사람들은 무엇으로 봄소식을 알게 될까? 경찰관에게 봄은 조금 특별하게 찾아온다. 경찰관에게 봄의 전령사는 개나리가 아니라 늘어난 각종 사건과 사고이다. 봄이 되면 날씨가 풀려 많은 사람들이 밖으로 나오고,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112신고 출동건수가 부쩍 많아진다. 또한 도로 위에 차량이 증가하기 시작하고, 각종 집회와 시위 횟수도 늘어난다. 그리고 범죄를 수사하고 범인을 검거하는 형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진다. 행정업무를 보는 내근경찰관의 문서작성 건수도 많아진다. 이렇게 업무가 많아져 바빠진 경찰관들은 피로가 쌓이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커지며 보람을 느낀다.

이번엔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의 봄이 궁금해졌다. 그녀에게 봄은 어떻게 다가올까? 아내는 조국의 수호와 번영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희생하시다 몸과 마음을 다치신 국가유공자분들을 간호한다. 아내는 입원환자 중에 환절기 감기에 걸린 분들이 많아지면 ‘또 봄이 왔구나!’ 하며 어르신들 건강을 염려하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 분들은 연세가 많으시고 몸이 허약하셔 일교차가 커지면 감기에 쉽게 걸리신다고 한다. 그래서 봄철이 되면 환자분들을 보다 세심하게 간호하고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고 한다.

한편 가구점을 하는 친구는 봄이 되면 최고의 대목이라며 기뻐한다. 결혼시즌과 신학기가 찾아와 신혼부부와 학생들의 가구의 수요가 껑충 뛴다고 한다. 이 때 가구점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 봄이 왔음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래서 봄은 가장 기다려지는 계절, 가장 반가운 계절이라고 한다.

저마다 각자의 주어진 일과 상황에 따라서 봄을 바라보고 느끼는 것은 다르지만 봄은 생동감이 넘치고 활력이 솟는 계절임에 틀림없다.경찰관은 바쁜 업무 속에서 열정과 긍지를 가지게 되고, 간호사인 아내는 나이팅게일 정신으로 충만해지는 계절이며, 가구점 사장인 친구는 매출이 올라서 부자가 되는 계절이다. 이처럼 생명이 움트고 약동하는 고결한 봄은 사람들의 꿈과 희망이 자라게 하며 마음과 생각도 성숙하게 만든다.

민들레 홀씨는 봄바람을 타고 날아가 씨앗을 퍼뜨려 또 하나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봄바람이 불어와 민들레 홀씨가 세상에 깊이 스며들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따스함이 멀리멀리 퍼져서 더 많이 행복하고, 보다 깊이 사랑하는 아름다운 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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