地選 차출 최소화 → ‘인물론’으로 분위기 변화

 

충청권 민선 7기 광역단체장 선거에 현역 국회의원 차출이 최소화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러시’ 양상을 띠고 있다. 

본선 대진표가 짜이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상민(60) 의원(대전 유성을)과 양승조(59) 의원(천안병)이 각각 오는 6월 13일 치러질 대전시장, 충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집권여당의 4선 중진인 두 의원은 원내 제1당 지위(민주당 121석, 자유한국당 116석) 유지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당내 사정상 출마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지만 동반 출격했다.

나란히 법조인(이 의원은 34회 사법시험, 양 의원은 37회 사법시험 합격) 출신으로 17대 국회부터 현 20대 국회까지 의정활동을 함께해 온 이들은 5선 고지보다는 광역단체장직으로 정치적 지향점을 선회했다. 이 의원은 허태정 전 유성구청장, 박영순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정국교 전 의원 등과 당내에서 경쟁하고 있고, 양 의원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내연녀 특혜공천 및 불륜 의혹에 휩싸이며 예비후보직을 사퇴함에 따라 복기왕 전 아산시장과 경합하고 있는데, 두 현역 의원이 유리한 입장에 서 있다는 분석이 민주당 내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된 충남의 도백 후보로 이인제(69) 전 의원과 이명수(63) 의원(아산갑)이 거론되고 있는데, 결국 3선 현역인 이 의원이 낙점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행 파문으로 인해 민주당에 절대 열세라는 종전의 비관론에서 벗어나 “해볼 만하다”라는 자신감에 찬 한국당에선 “인물만 잘 내세우면 승산이 있다”라는 자체 판단 속에 누굴 내세울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서로 ‘네가 나가라’며 험지로 떠미는 양상이었다가 ‘제대로 된 인물을 내세워 승기를 확실히 잡자’라는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현역 의원 출마에 무게가 쏠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과 도지사가 무주공산인 대전·충남(권선택 전 시장은 지난해 11월 14일 대법원 선고로 직위 상실, 안 전 지사는 성폭행 의혹 폭로 다음날인 이달 6일 사퇴)과 달리 충북에선 민주당 이시종 지사가 3선 도전에 나서는데, 같은 당 오제세(69) 의원(청주 서원)이 이 지사에게 맞서고 있다.

만약 여야의 충청권 현역 의원 4명이 본선에 진출한다면 재선거가 확정된 충남 천안갑(지난달 13일 한국당 박찬우 의원 당선무효형 확정)과 함께 대전 유성을, 충남 천안병·아산갑, 충북 청주 서원구에서 보궐선거가 성사되며, 충청권 5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지게 된다.

여기에 대법원 확정 판결을 남겨 놓은 충북 제천·단양에서도 재선거 가능성이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한국당 권석창 의원에 대해 대법원이 지방선거 30일 전인 5월 14일까지 당선무효형을 확정하면 충청권 재·보선 지역은 최대 6곳으로 늘어난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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