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동료 치과의사 3명과 베트남 현지법인 설립

▲ 단국대치과대학출신 고범진 씨가 베트남에서 최초로 최대 치과 종합병원 개원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 한복판에 한국인이 베트남 최초, 최대 규모의 치과 종합병원을 개원해 주목 받고 있다.

‘한류 치과’의 새 길을 열 주인공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동문 고범진(34) 원장.

고 원장은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03학번으로 2009년 졸업한 후, 2011년 동문 치과의사들과 손잡고 소아치과 전문 네트워크병원인 키즈웰을 출범시키고 경영에 성공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고 씨는 평소 뜻을 같이하던 동문 및 동료 치과의사 3명과 베트남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BF Project’를 실행 중이다. ‘BF Project’는 베트남에 연면적 910㎡와 1000㎡ 규모의 ‘BF 치과병원’을 순차적으로 개원한다. 고 씨의 이름에서 ‘B’, 친구들을 뜻하는 영단어에서 ‘F’를 따, ‘BF’라 명명했다. 베트남의 친구가 되겠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올해 3월 오픈한 1호점은 지하 1층에서 옥탑을 활용하는 총 7층 빌딩으로 총 투자비용 85만 불(USD)을 자본유치 없이 전액 출자했다.

베트남의 치과진료 환경은 현지에서 조달하기 힘든 재료와 기구 등으로 인해 베트남 현지인뿐만 아니라 교민과 외국인까지도 병원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가 무너져 있을 만큼 열악하다. 저가의 재료를 이용한 저가진료가 성행하고, 사후·계속 관리는 기대조차 할 수 없으며 가짜 재료로 허술하게 제작된 치과 기공물이 난무하는 형국이다.

‘BF 치과병원’은 일반치과뿐만 아니라 교정과, 소아치과 그리고 자체 치의학 연구소를 설치한다. 또한 한국에서 직접 진출하는 치과의사, 치위생사 및 치기공사와 함께 치과기공소를 자체적으로 설립·운영하고, 기구와 재료 역시 국제규격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수입한다. 기본적으로 영어, 한국어, 베트남어로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설립하기 위하여 한국에서 인정받는 최고 수준의 전자차트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 통역원 6인(의사 1인당 통역 1인, 법인 업무 통역 2인 이상)을 포함한 총 40여 명의 다국적 직원을 고용·배치했다. 이는 국내 대형치과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호치민 푸미흥 지역에 거주하는 1만 5000가구 5만 명에게 구강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고 씨가 베트남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1년 평생 신장장애로 고생하신 부친께 신장을 기증하고 수련의를 불가피하게 중단하게 되면서 시작한 의료봉사에서다. 급속도로 성장하는 현지 사정과 달리 삶의 질을 위협할 정도의 구강상태, 그럼에도 순수하고 밝은 베트남인의 미소에 연민을 느꼈다. 그리고 베트남의 구강환경 수준의 발전상을 그려보게 됐다. 그 후로도 의료봉사 활동을 지속해오면서 개발도상국의 구강관리 현실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 없었고,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길을 개척하게 됐다.

고 씨는 “베트남은 인구 1억에 육박하는 나라로 경제적 가치와 성장 잠재력이 무한한 시장이다. 호치민시에 만족하지 않고 베트남 전역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동남아 개발도상국 발전과 함께 삶의 질을 동반 상승시킬 수 있는 세계적인 치과병원을 만들어 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단국대에서 배운 학문과 봉사활동, 병원 운영 등의 경험을 통해 후배들이 국내외에서 의술과 봉사를 펼칠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김완주 기자 pilla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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