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재단, 공기 중 미량 화학성분 분석 통해 규명

▲ (a)EASM 기간의 해양성 공기괴의 분류 (b)2012년 EASM 기간 HFC-152a 농도 관측 값들을 공기괴 유형에 따라 분류. 연구재단 제공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름 장마철 수분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역학적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2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경북대 박선영 교수 연구팀은 대기 중 극미량으로 존재하는 할로겐화합물의 농도변화를 분석한 결과, 4000㎞ 거리의 남반구 공기가 동북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해 장마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증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 16일 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동북아시아 여름 몬순(여름과 겨울에 풍향이 거의 정반대가 되는 바람이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불 때 현상) 기간엔 연강수량의 50% 가량 비가 내려 지역경제와 사회·문화에 영향을 준다.
장마의 변동성 이해와 예측을 위해선 장마 기간의 공기와 수분의 이동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기존 연구 모델들은 장마 기간 수분의 기원을 북태평양, 북인도양, 혹은 동중국해에 국한해 논의했지만 각 해석들이 큰 차이를 보여 논란이 계속됐다.

반면 이번 연구에선 남반구 적도 지역의 환경이 우리 장마 현상과 변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제주도의 온실기체 관측센터에서 6년간 실시간 관측한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할로겐화합물 중 수불화탄소류(HFCs)의 농도는 매년 장마기간에만 남반구 적도지역 만큼 급격히 낮아졌다.

수불화탄소는 북반구 산업지역에서 집중 배출되며 남·북반구 간 농도가 극명하게 차이나는 물질이다.

장마철 1~2일만의 급격한 농도변화는 대규모의 공기가 위도를 가로질러 빠르게 이동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동북아시아 여름철 공기 흐름을 역추적한 후 유사한 유형의 공기그룹을 분류했다.

그 결과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해양성 공기의 40%를 이루고 있음을 제시했다.
또 남반구 적도 기원의 공기가 동북아시아를 장악하는 동안 전체 장마 강수량의 50% 이상의 비가 온다는 것을 입증했다.

박 교수는 “화학 추적자의 활용과 함께 직접적인 수분 추적자인 강수 내 산소동위원소를 분석하고 대기 중 수분 이동과 분포를 입자확산모델로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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