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핵심인 3지구 개발계획 무산 여파 클 듯

충남도가 19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공들인 1조 원대 안면도 관광지 조성사업이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이 사업 성패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3지구 개발계획이 롯데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취소와 함께 무위로 돌아간 때문이다. 도는 기획재정부 연수시설 착공을 앞둔 2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1·3·4지구에 대한 해외투자 유치활동을 벌이는 등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공언하지만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부지하세월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안면도 관광지 조성사업의 역사는 27년 전인 1991년 관광지 지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안면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중국 등 동북아시아 관광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태안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원 299만 3032㎡(91만 평) 면적에 민간자본 9064억 원 등 모두 1조 474억 원을 끌어들여 호텔, 콘도, 골프장, 테마파크, 기업연수마을 등을 조성한다는 야심찬 대규모 개발계획이 마련됐다.

지역주민들은 기대에 부풀었지만 오래지 않아 장밋빛 환상은 깨졌다. 1997년 넬슨신, 1999년 심뿔림, 2000년 ㈜콜라텔, 2003년 알라스로 등과 맺은 투자양해각서(MOU)가 차례대로 무산된 것이다. 이어 2006년 에머슨퍼시픽, 파이썬, 국민은행으로 이뤄진 인터퍼시픽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2013년 착공한다는 계획도 나왔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수포로 돌아갔다. 사업자 측은 당초 공모조건인 종합개발이 아닌 1단계 골프장·콘도사업만 하고 관광지 편입토지 전부매입에서도 한발 물러났다.

도는 당시 “사업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주요한 개발방식의 변경은 재량권 일탈·남용, 특혜 시비 등 문제가 있다”며 2015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했다. 그로부터 3년이 흐른 28일 롯데 측의 기부채납 변경, 토지가격 보장 요구 등은 “탈법적인 특혜로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취소를 통보한 것과 판박이다.

이로써 안면도 관광지 조성사업은 2015년 이전엔 경기침체 장기화와 토지매입비·이행보증금 등 초기 투자비용 과다, 대규모 일괄개발에 따른 위험부담 등으로 실패하고, 안면도 관광지를 1지구(테마파크), 2지구(연수원), 3지구(호텔·콘도), 4지구(골프장)로 분리개발하는 2015년 이후의 새로운 방식도 롯데컨소시엄의 중도하차로 22개월 만에 성과 없이 끝을 맺었다.

도의회 유익환 의장(자유한국당·태안1)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안면도 관광지 3지구 조성사업 무산에 대해 일방적으로 롯데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아니라고 본다. 업무를 소홀히 한 도에도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필 바른미래당 충남지사 예비후보는 이날 도청 프레스센터를 찾아 롯데제과 제품들을 바닥에 뿌리고 짓밟는 퍼포먼스를 하며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제안하는 한편 “충남도민을 우롱한 롯데는 도민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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