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 Too)’로 촉발된 이춘희 세종시장의 성희롱 발언 난기류가 결국 막다른 골목으로 치달았다. 진검승부로 진실이 가려질 전망이다.

세종시균형발전협의회(이하 세발협)는 지난달 27일 모임을 갖고 이 시장의 성희롱 논란 등에 대한 형사고발을 결의했다.

세발협은 이날 고발내용을 최종 검토하고 서울의 법무법인 ‘광화’를 선임했다. 고발내용으로는 성희롱과 직원채용비리, 이 시장 부인 상가특혜분양 등이 핵심쟁점이다.

변호사 측은 30일 세종시를 방문했다. 이날 피해주장 당사자인 이정수(45) 전 센터장 등 관련자들을 만나 상황파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측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사실주장이 진실을 가리는 중요쟁점”이라고 말하고 “이번주 초 고발장을 대전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29일 한 여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국내 미투운동이 꼭 두 달이 지났다. 차기 대선주자의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 의원은 성추행의혹을 부인하다 거짓해명이 드러나 정계까지 떠났다.

고은 시인과 이윤택은 성폭행 혐의로 죄 값을 치르게 됐다. 우리나라 사회 전반 곳곳에서 일고 있는 미투 폭로 사실이 충격적이다.

지난달 29일 세종 종촌종합복지센터 수탁사찰 광제사 주지 원행스님이 이춘희 시장 성희롱·시 공무원들의 인사외압, 갑질 등과 관련한 사건의 전모를 폭로했다.

내용은 ‘이춘희 세종시장과 공무원들의 인사 외압 및 갑질, 불교계 모욕에 대해 밝힙니다’란 제목으로 시작했다.

15쪽 분량에 게제 된 내용에는 당시 사건의 전말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원행 스님은 “문제의 당사자로서 진실 왜곡에 침묵할 수 없어 사건 전모를 밝히게 됐다”고 폭로의 배경을 밝혔다.

이 시장의 성희롱 발언 해명에 반발하는 1인 시위가 있은 지난 8일. 세종시도 미투 파문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20일 만에 사건전모의 폭로가 이어진 것이다.

당초 이 시장의 ‘센터장 성희롱 발언’ 주장에 대해서는 미투 운동의 본래 취지를 두고 공방이 있었다. 피해 당사자가 수치심 등 성희롱을 느꼈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견이 일었다.

그러나 양 측의 사실관계, 진위파악보다는 ‘정치프레임’, ‘흠집 내기’ 등으로 덧씌우고 사건의 왜곡과 호도로 여론을 몰고 가면서 거센 역풍을 맞았다.

이 역풍은 피해 당사자와 관련자들의 반발과 반박기자회견, 폭로 등으로 이어졌다. 잇따른 1인 규탄시위와 시민단체의 반발 등, 민심이반의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번 세발협의 이 시장 형사고발과 원행 스님의 전격 진실폭로 등이 또 한 차례 파장이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 일부 시민단체나 정당에서도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6·13 지방선거가 70여 일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이용한 정치적 공략 등이 우려된다. 정략적 손익계산서를 두드려서는 안 된다. 미투가 갖는 사회적 공감대 의미를 왜곡하거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 시장의 성희롱 관련 하나만 떼놓고 보면 비판 여론이 지나치다는 견해도 설득력 있다. 그러나 해명과정 등 소통에서 시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여론이다.

이 시장은 차제에 깔끔하게 논란을 털어낼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진검승부로 행정수도 ‘세종시 수장’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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