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길연 대전국제미술교류회 후원회장을 만나다

“우리도 성장하면서 받은 것만큼 이제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길연 대전국제미술교류회 후원회장은 엄연히 말하면 문화예술인은 아니다.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던 그가 미술의 마법에 빠진 건 우연히 떠난 몽골 여행에서부터다. 지인과 함께 찾은 그 곳에서 만난 몽골미술협회 관계자로부터 들은 청년 예술인들의 열악한 창작 환경에 그는 대뜸 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황 회장은 이를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었다고 술회했다.

“2007년 대청댐갤러리에서 국제미술교류전을 연 적이 있었습니다. 이걸 계기삼아 몽골에 가게 됐죠. 그 자리에서 몽골 청년 예술인들의 이야기들 듣게 됐고 작은 것부터 도움을 주던 게 벌써 11년째에 접어들고 있네요.”

그러나 황 회장이 막상 몽골의 청년 예술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게 한국과 몽골의 청년 예술인들이 교류하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모전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전시가 ‘몽골청년미술대전-한·몽 초대작가 교류전’이다.

“2008년 첫 해에 행사를 잘 치르며 반응은 좋았는데 몽골 측에선 그래도 마음을 열지 않더군요. 한국인들이 와서 하는 행사가 매번 일회성에 그친 게 그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행사가 끝날 때마다 ‘내년엔 더 잘해보자’라며 응원도 하고 준비에 더 심혈을 기울였죠. 저희의 마음이 통했는지 그제야 몽골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행사는 작품의 전시만을 목표로 추구하지 않는다. 자신의 작품을 전시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에 용기와 예술적 자긍심을 얻은 몽골의 청년 작가들은 한국으로 넘어와 우리의 미술을 배우고 다시 고국에서 이를 전파하는 등 교류전은 이제 한국 예술문화 전도사의 역할로 그 범위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황 회장은 이 모든 결실의 공을 내적 성장에만 만족하지 않고 외적인 발전에도 심혈을 기울여 온 대전 미술의 저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귀띔했다.

“대전 미술도 이제 높은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몽골의 청년들이 대전에 와서 다양한 작품들을 보고 느끼는 게 많다는 점을 봐도 그렇고 이들이 10년째 이 전시를 통해 꿈과 희망을 갖는다는 게 저나 같이 이 일을 해 온 지역 미술인들에게도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대전국제미술교류회의 열 번째 ‘몽골청년미술대전-한몽초대작가 교류전’은 오는 7월 6일부터 12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국립미술관에서 열린다.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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