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 외래교수

 

대전 최고의 명칼럼리스트 김용복 극작가의 ‘우리말 사랑 70년’은 중부권 한밭벌 세종대왕 후예로 평가를 받을만하다. 아래는 매주 우리말을 발표하는 김 작가의 제359강이다. 

1. 부라퀴 : ①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는 사람. 예) 그는 돈이 되는 일에는 부라퀴가 된다. ② 야물고 암팡스러운 사람. 예) 그 부라퀴는 어려운 일을 혼자서 해냈다. 
2. 비나리 : ① [민속] 남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는 일. ② [민속] 걸립(乞粒)을 직업으로 하는 비나리패에 끼어 있는 사람. (동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하여 각처로 돌아다니며 풍악을 쳐서 돈이나 곡식을 얻는 패에 끼어 있는 사람을 이른다.) 
3. 사그랑이 : 모두 다 삭아서 못쓰게 된 물건. 예) ㅅㅣ-ㅂㅏㄹ{시발(始發)}자동차는 생산한 지 오래되어서 사그랑이가 되었다. 시발 자동차는 1955년 미군으로부터 불하받은 지프 엔진과 변속기, 차축 등을 이용해 국산화율 50%에 달했다. 대한민국 최초로 자동차 생산의 시작이라는 의미로 한자어 ‘시발(始發)’을 사용했으며, 상표는 한글로 ㅅㅣ-ㅂㅏㄹ로 표기했다. 
4. 사나래 : 천사의 날개를 뜻하는 우리말. 예) 선이가 입고 다니는 여름옷은 사나래 같이 가벼운 옷이야. 

우리말 사랑 김용복 극작가처럼 글 잘 쓰는 분을 ‘용사비등 평사낙안(龍蛇飛騰 平沙落雁)’이라고 한다. 붓끝의 손놀림이 마치 용과 뱀이나는 것과 같고 백사장에 기러기 한 떼가 가지런히 날아 앉는다는 뜻이다. 

70세에도 최고 자존으로 명필을 휘두르는 형파 김 극작가는 지난 1961년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 후 곧장 대전으로 내려와 학교 강단에서 우리말을 39년 가르친 올곧은 국어학자다. 교단을 떠난 후에도 신문과 방송 등에서 우리말을 보급에 앞장 서고 있다. 

언어학자들에 의하면 우리말이 매년 감소하고 있단다. 매년 전체 사용언어의 5~10%씩 감소하는 데 반해 영어, 중국어가 문틈 사이로 밀고 들어온다. 우리글의 미래 100년, 500년 후 과연 그 때에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어느 언어학자는 수 천년 지나면 한글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가기관과 단체, 시중의 점포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한글로 된 이름은 없다. 대화도 영어와 중국어로 해야 하며 농촌의 농산물도 외국어로 표기된 산물이어야 한다. 영어와 중국어를 모르면 무학자(無學者)가 된다. 종종 순한글을 사용하면 촌사람으로 분류된다. 예전에 서울 가서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 사용하면 촌놈이 되듯 말이다. 

일찍이 한글사랑을 실천하고자 슬하의 자녀들 이름도 순수한 한글로 지었다. 큰 딸 이름은 ‘바램’이다. 앞으로 좋은 세상, 아름다운 사회에서 잘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뜻. 둘째 딸 이름은 ‘나아’이다. 잘 나아가서 국가와 사회에서 바라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뜻이다. 나의 아호(雅號)와 필명(筆名)이 ‘나은’이며 ‘길벗’이다. 나은 사람으로 성장, 나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자는 뜻. 구름의 독일시인 헤르만 헤세처럼 구름 따라 길 떠나는 인생으로 산다는 필명이 ‘길벗’이다. 

세종대왕이 오늘날 김 극작가를 만난다면 맨발로 뛰어나와 머리를 쓰듬어줄 ‘한글 효자’일 것이다. 우리말 ‘한글사랑’은 ‘형파 김용복 극작가’와 영원해야 한다. 이유는 우리말이 살아야 국가와 민족의 얼이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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