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기 하나로 호랑이에 맞섰지만 공격당한 염소는 죽어

인도 뭄바이 산자야 간디 국립공원에서 쉬고 있는 인도 벵갈 호랑이. [EPA=연합뉴스]

 인도의 20대 여성이 자신의 염소를 지키기 위해 호랑이와 맞서 싸워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여성은 막대기 하나만 들고 호랑이를 쫓아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찰과상 정도의 상처만 입어 기적에 가까운 일로 여겨지고 있다.

 4일 영국 BBC에 따르면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사는 루팔리 메슈람(23)은 최근 집 밖에서 염소의 비명을 들었다. 키우던 염소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메슈람은 염소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무작정 집 밖으로 뛰쳐나가 근처에 있던 막대기를 집어 들고 용감하게 호랑이를 때렸다.
 그러자 염소를 공격하던 호랑이가 메슈람에게 덤벼들었다. 메슈람은 막대기를 들고 공격을 막아내다가 어머니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집 안으로 몸을 숨겼다.

 모녀는 곧바로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숲 경비원에게 알렸다. 하지만 경비원은 호랑이가 떠난 지 30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고 와중에 염소는 죽었다.
 메슈람은 호랑이와 싸우는 과정에서 머리, 허리, 다리, 손 등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다행히 대부분 찰과상에 그쳤다.
 다만, 딸을 구하려던 어머니 지자브하이는 눈 부위 상처가 낫지 않아 아직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을 치료한 의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메슈람이 호랑이에 크게 물리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메슈람 모녀가 사는 마을은 야생동물보호지역과 가까워 호랑이가 종종 나타난다고 BBC는 전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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