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측 일부 영상 차단.수익배분 문제로 불만 품은 듯

 

그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채식주의자이자 동물애호가로 유튜브 활동을 했던 아그담이 유튜브가 자신의 영상 일부를 차단하고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 범행의 주요 동기로 보고 있다. 사진은 이란 출신의 아그담이 지난 2009년 8월 캘리포니아주 오션사이드의 미 해병대 기지 앞에서 '동물을 윤리적으로 다루는 사람들(PETA)' 회원들과 해병대 작전 중 돼지들이 죽은 데 항의하며 모형 칼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유튜브 본사에서 권총을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총격범 나심 아그담(39)은 이란의 SNS 스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테헤란발(發) 기사에서 아그담이 이란에서 '그린 나심'(Green Nasim)으로 알려진 소셜미디어 스타였다고 보도했다. 유튜브는 물론 인스타그램과 텔레그램에 그가 개설한 채널이 이란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

  채식주의와 동물보호, 실내운동 등에 관한 영상을 다수 제작한 아그담은 한 영상에서 자신이 이란 우르미아에서 태어났다고 밝혔다. 우르미아는 주민 대다수가 터키어를 사용하며, 아그담도 이곳 출신답게 유튜브에서 영어 외에 이란어와 터키어 페이지도 함께 운영했다. 

  화려하고 특이한 영상을 다수 선보인 아그담이 고향에서 유명해진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노출이 심한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촬영한 한 영상이었다. 이 영상에서 그는 천천히 옷을 벗다가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가슴을 노출하고 "당신의 눈을 믿지 마라"는 자막을 띄웠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은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아그담이 미국에서 장애물과 맞닥뜨린 이후 '아메리칸 드림'이 더럽혀진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채식주의자이자 동물애호가로 유튜브 활동을 했던 아그담이 유튜브가 자신의 영상 일부를 차단하고 광고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한 것이 범행의 주요 동기로 보고 있다. 

  사건 직후에는 다수의 지역 언론을 중심으로 아그담이 남자 친구를 찾아가 총격을 가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현재 경찰은 그가 특정인을 노리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그담은 범행 11시간 전 자동차에서 자다가 가족의 실종 신고를 받고 자신을 찾아온 현지 경찰에 '가족과 불화가 있다'고 언급하고 유튜브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3일(현지시간) 유튜브 본사에 들어가 총기를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 나심 아그담(39)은 약 3년전 유튜브에 올린 자신을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이란어로 "나는 정신, 육체적으로 병이 없지만 질병과 무질서, 일탈이 가득하고 불의가 지배하는 행성에 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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