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美 겨냥 "핵합의 깨면 대가 치를 것"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수정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원자력의 날'을 맞아 대국민 연설을 통해 "핵합의를 파기하면 그 대가를 치르는 쪽은 이란이 아니라 적들(미국,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이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핵합의를 주저앉히려고 수십억 달러를 썼지만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이 약속을 어기면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은 핵합의를 깬 뒤 한 주 안으로 그 결과를 마주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란 원자력청은 핵합의가 파기되면 48시간 안에 농도 20%의 농축우라늄 생산을 재개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핵합의에 따라 이란은 최고 3.67%의 저농축 우라늄을 기체 육불화우라늄 또는 다른 화합물 형태로 30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다고 지난달 말 분기 사찰보고서에서 확인했다.

농도 20%의 농축우라늄은 핵무기를 바로 만들 수 있는 농도(90%)보다는 농축도가 낮지만 발전용 우라늄 연료(4∼5%)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핵합의 이전 이란은 농도 20%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했으나 2015년 7월 핵협상 타결로 이를 희석하거나 천연 우라늄과 교환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우리는 전세계에 핵합의에서 한 약속을 지킨다는 점을 증명했다"면서 "우리가 먼저 핵합의를 제발로 어기게 하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자력 연구·개발 분야에서 이란은 러시아, 중국, 유럽 국가들과 협력한다"면서 "적들의 바람과 달리 우리는 계속 난관을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의 날을 맞아 이란은 원심분리기, 핵의학, 원자력발전소 기술 등 84가지의 핵기술을 성취했다고 발표하고 전시회를 열었다.

이란 원자력청은 "이란 중부 포르도에 있는 농축 시설을 개량했고, 야즈드주에서 획득한 우라늄 옐로케이크(우라늄 원광을 화학처리해 순도를 높인 물질)를 이스파한의 우라늄 변환시설(옐로케이크를 우라늄 농축을 위해 기체상태인 육불화 우라늄으로 바꾸는 시설)로 처음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핵합의에 따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1만9천기에서 6천104기로 줄였다. 평화적 목적의 원심분리기 기술은 농축도 5% 미만까지 연구·개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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