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를 꿈꾸던 소년, 한국 미술의 선구자가 되기까지

정명희 作 - 오늘, 이 하루야말로 축복받은 날이다

기산 정명희 화백의 예술 혼은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로 대변된다.

그의 작품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한 듯 보여도 사치스럽거나 치졸해 보이지 않는다. 50년을 넘는 세월동안 변함없이 그만의 뚜렷한 작품관을 유지하며 지역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건 시대정신을 놓치지 않고 예술을 개척하고 창출하려 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허나영 목원대 겸임교수가 한국화의 정체성을 논하고 수묵과 채색으로 옮겨가는 현대 한국화의 흐름을 꿰뚫어 온 정명희 화백의 50년 예술인생을 정리한 ‘기산 정명희’(대전시교육청 정명희미술관)라는 책으로 엮었다.

첫째 마당 ‘빛과 소리의 이중주’를 시작으로 ‘한국화의 시작’, ‘금강의 경치를 그리다’, ‘큰 스승 운보 김기창’, ‘믿음의 형상화’, ‘기산의 새가 나는 금강’, ‘금강의 변주’, ‘계속되는 새로운 시도’까지 책은 정 화백의 삶, 예술에 대한 이야기라는 두 줄기로 흘러간다.

이 두 줄기는 서로 얽히며 운보 김기창에게 사사 받고 현대미술초대작가로 50년이 넘는 세월을 활동한 정 화백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허 교수는 “책을 쓰면서 스스로도 예술에 대한 정 화백의 끊임없는 열정에 놀랐다”며 “내외부적 요인에도 지치지 않고 또 멈추지 않는 그 열정을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명희 作 - 달빛3

허 교수는 홍익대 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해 ‘넥스트 도어 앨리스’, 올해 ‘기억의 재구성’ 전시에도 참여하며 예술인으로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허 교수는 선화기독교미술관 학예실장을 지내고 현재 목원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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