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3시 45분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하늘색의 물결. 맨시티 팬들은 기적을 꿈꾸며 열띤 카드 섹션을 펼쳐 보였다.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전반 2분, 기적은 현실이 되는 것 처럼 보였다.

리버풀 진영 왼쪽 그러니까 맨시티의 오른쪽 측면 공격라인에서 맨시티의 라힘 스털링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려다 리버풀의 중앙 수비수 버질 반다이크와 충돌이 일어났고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틈타 맨시티의 가브리엘 제주스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2분만에 나온 득점에 맨시티는 역전의 가능성을 엿보는 순간이였다. 일방적인 볼 점유율로 밀어붙이던 맨시티는 전반 41분에도 리버풀의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결과는 노골 판정. 데브라이너가 올린 크로스를 사네가 이어받아 득점에 성공했지만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맨시티의 스털링이 골키퍼 차징을 범한 것. 결과는 그대로 1-0. 이후에도 맨시티는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그대로 전반전이 마무리 됐다.

후반전이 시작됐고 맨시티는 3-1-3-3 포메이션에서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실점을 피하고 대량 득점을 노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택이였다. 그러나 실험은 모험이였다. 

오히려 역습 찬스를 가져간 리버풀이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56분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가 맨시티 패널티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 후 슈팅을 가져갔고, 에데르송 골키퍼가 막아낸 바운드볼이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의 발 앞에 멈춰섰다. 살라는 침착하게 득점으로 마무리 했다. 

살라의 골로 리버풀과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8강 1,2차전 합산 스코어는 4:1로 벌어졌다. 리버풀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후반 77분 추가골을 성공 시킨다. 맨시티의 빌드업을 이어가던 오른쪽 수비수 오타멘디가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고 가로채기에 성공한 피르미누는 맨시티의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정확하게 볼을 밀어넣었다. 

스코어는 이제 5:1, 사실상 맨시티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이 좌절되는 순간이였다. 1차전 0:3, 2차전 2:1... 그렇게 맨시티는 8강에서 탈락하고 만다. 

반면 이날 승리한 리버풀은 10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결승까지 앞으로 단 두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클롭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중위권에 맴돌던 리버풀이였기에 이번 4강 진출은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다시 한 번 옛 선배들이 이룩한 영광을 재현할 때가 온 거다. 

리버풀의 감독 '노멀 원' 위르겐 클롭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맨시티는 유럽 최고의 팀이지만 우리가 그들을 이겼다. 그렇다 이게 축구다" 라고 말이다. 자신을 '보통사람'이라고 칭하는 '특별한 남자' 위르겐 클롭 감독의 질주가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 그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챔피언스리그 4강 조추점은 13일 금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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