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규 충남도농업기술원 성과관리팀장

 

우리 민족은 반만년 역사 이래 벼농사를 지으며 살아왔으며, 세계에서 쌀농사를 가장 잘 짓는 나라이다. 쌀은 우리의 주요 식량이며, 세계 인구의 40%가 주식으로 먹고, 가장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고 있는 곡식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 쌀은 생명줄이었으며,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밥을 잘 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한 톨의 쌀을 얻으려면 농부의 손길이 88번이나 간다는 뜻을 갖고 있는 쌀(米)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오랜 세월 동안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밥심’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계속 감소하여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소비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양인들은 최근 쌀이 비만 예방에 좋은 식품인 것을 알고 소비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비만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OECD 회원국 35개국 중 미국이었으며, 한국과 일본이 가장 낮았다. 쌀은 부피 대비 열량이 빵보다 낮아 포만감을 주는 것은 물론 소화 흡수가 느려 오히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방지하여 비만과 당뇨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쌀에 있는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전환되는 것을 막아주는 HCA 성분이 들어있어 체지방 생성을 억제하고, 지방분해를 촉진해주는 작용을 하여 체지방을 관리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듀크대 의대에서 70년간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4주 동안에 여성은 평균 8.6㎏, 남성은 13.6㎏ 감량에 성공했다고 한다.

쌀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25%를 얻을 만큼 식물성 단백질을 많이 갖고 있다. 쌀의 단백질은 밭의 고기라고 불리는 콩의 단백질보다 질적으로 우수하고 밀가루나 옥수수의 단백질보다 소화흡수율이 높다. 지방은 함량이 적지만 필수지방산의 함량이 높아 몸에 좋다. 밥은 칼로리 대비 포만감이 높아 쉽게 허기지지 않으며, 혈당을 서서히 낮춰서 성인병을 예방한다. 쌀 속에 비타민 B군은 모든 세포의 에너지 대사에 쓰이는 필수 영양소이다. 우리 몸에 탄수화물에너지로 이용하는데 꼭 필요한 비타민 B1과 면역력을 강화시켜주는 비타민 B2, 세로토닌 분비를 늘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B6가 있다. 비타민 E 등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 쌀에 들어있는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은 성장과 발육을 촉진하고, 원활한 혈액순환을 통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쌀에 고혈압을 개선하고, 신경을 안정시키는 ‘가바(GABA)’라는 물질과 대장암을 예방하는 ‘IP6’ 물질도 발견했는데, 이 성분은 암 예방은 물론 지방간이나 동맥경화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쌀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를 알았으니 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이제는 우리도 건강식으로써의 쌀에 대한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할 시점이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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