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개편 안을 내놓더라도 모두가 만족할 수 없음을 알기에 큰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막상 발표된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현 제도 하에 나타나는 각종 문제점을 극복할 획기적 내용은 전무한 채 쟁점만 펼쳐내 교육현장의 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됐다. 역시나 기대했던 최적 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일선학교 현장은 물론 사교육 시장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공통으로 감지되고 있다. 그러니 벌집을 쑤셔놓은 듯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온다.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인 곳은 교육을 타기팅으로 하는 시민사회단체이다. 이들 단체는 발표된 개편 안은 껍데기뿐이고 실질적인 결정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겼다고 개탄했다.

문재인 정부가 교육공약과 국정과제를 통해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을 약속했으니 그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민과의 소통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도 쏟아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교육현장을 대표하는 교원, 교원단체 등 현장전문가가 배제된 채 개편 안이 마련된 점에 대해 불만의 수위를 높였다.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달라는 주문이다.

이렇듯 이번 개편 안은 최종 확정된 상태가 아니지만 잠정적 안(案)이 발표된 어느 한 집단도 만족스럽지 못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각계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드는 일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교육과 관련된 제도의 변화는 모든 국민의 관심사일 뿐 아니라 누구도 양보하지 않는 첨예한 사안이다. 특히 대입제도와 관련된 제도를 변경하는 일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여론 수렴의 과정 없이 성급하게 발표된 개편 안은 이래저래 불신과 불만만 불러일으키는 구실을 했다. 당초 대입제도 개편을 1년 미루며 숙고할 시간을 가졌지만 알맹이는 없었다.

교육부는 국가교육회의에 공을 넘겨 오는 8월까지 최종 결정을 하도록 했다. 이 때까지 수능 절대평가 여부와 수능중심전형의 적정비율 등을 놓고 엄청난 격론이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표출되는 불만의 요지는 교육부가 도대체 고민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이래도 저래도 논란만 커질 부분을 건드렸을 뿐 손에 잡히는 합리성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상태로는 국가교육회의를 거쳐 8월에 최종안이 발표돼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권 바뀔 때마다 변하는 대입제도에 국민들은 극도의 불안감과 실망감을 보이고 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의제가 대입제도 개편에도 분명 반영돼야 한다. 그러나 그에 다른 고민의 흔적이 찾아지지 않으니 국민들이 개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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